[제주포럼] 들불의 향연에 도민 애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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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화마에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국보 1호 숭례문의 모습에 우리 모두의 가슴도 숯덩이로 타들었다.

조상님께도 후손에게도 낯을 들기 어려운 부끄러운 참사가 바로 우리 세대에 벌어진 것이다.

지역주민 3만 명의 생계를 덮친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태가 터진지 두달 남짓만의 일이다.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경고했던 ‘위험사회’의 자화상이 우리의 삶의 터전 곳곳에서 무신경할 정도로 일어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선 정부조직 새틀짜기를 놓고 벌이는 정치권의 날선 공방에 국민들의 마음은 벌써부터 답답해지고 아리기만 한 요즘이다.

하루하루 무디어가는 우리의 영혼에 진한 감동과 참신함을 선사할 그 무엇인가가 그리울 때다.

‘2008 정월대보름 들불축제’가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서 화려한 막이 오른다.

화산폭발을 연상케하는 클라이맥스를 안겨주며 탐방객 모두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감동과 추억을 안겨준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특별자치도 출범 등 시대변화에 맞춰 축제의 주제를 ‘평화와 번영의 제주, 무사안녕과 행복기원’으로 새롭게 선정했다.

제주시는 이 같은 대주제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축제기간 동안 날짜별로 주제가 있는 마당을 연출함으로써 축제의 질적 변화를 꾀한다.

사흘 내내 이용객들의 발길을 끄는 수십여 가지의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특히 올 들불축제에선 새로운 부대행사가 대거 등장했다.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범패.작법이 소개돼 종교의식을 통한 제주선인들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한다.

이 외 태권무, 도민대통합 줄다리기, 열창 다함께 차차차, 풍농기원 풍물한마당, 화고난타, 팥죽 끓여주기, 감자와 고구마 구워먹기, 소원기원 엽서이벤트, 조랑말 마차운영, 활쏘기 체험장 등 예년에 없던 신규 프로그램들이 축제 참가자들을 유혹한다.

또 제주지역에 거주하는 4개 국·12개 도시 출신의 외국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세계 다문화체험코너가 마련돼 외국 민간문화 교류의 장으로 제공된다.

제주시는 국내·외는 물론 세계인의 시선을 끌만큼 소홀함 없는 채비를 갖췄다고 자평하고 있다.

여기서 무엇보다 꼭 더해져야할 것은 도민들의 관심어린 애정이다.

들불축제 사업주체가 비록 제주시이긴 하나 여기에 꾸며진 하나하나가 제주의 독특한 민속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이란 점에서 도민 스스로가 챙기고 자랑거리로 삼아야 할 문화자산이기에 그렇다.

우선 이웃들과 어린 고사리손을 꼭 잡고 행사장을 가볼만하다는 생각이다.

긴 말이 필요없이 우리 애들에게 제주문화의 원류를 보여줄 수 있는 산교육장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제주를 찾는 지인과 내방객들에게 꼭 한번 체험해볼만 한 곳으로 소개하는 것도 좋겠다.

그만큼 들불축제장을 찾아 격려하는 이들이 많을 수록 그 완성도가 더욱 높아지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에서다.

지난 10여 성상동안 매서운 찬바람과 진눈깨비를 퍼붓는 악천후 속에서도 활활 타오르는 불의 향연을 기대하는 관람객들이 올망졸망 모여 한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던 우리의 대표적 축제이다.

도민과 관광객 등 수만명의 관람객이 한 자리에 모여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생각하며 기원하는 장관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 정월대보름 들불축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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