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으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상처와 후유증이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과 제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10일 제주도청 본관 4층 탐라홀에서 개최한 ‘4·3경험과 여성·가족의 삶’ 공동포럼에서 정여진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제주4·3생존희생자와 유가족 등 11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정 선임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4·3생존희생자와 유가족 대부분이 가벼운 수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은 중증도 수준의 PTSD를 앓고 있는 비율이 증상이 가벼운 경도환자에 비해 7.2%p 높은데 비해, 여성은 13.3%p로 남성보다 두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위험군 PTSD 환자 비율도 여성이 남성보다 6.3%p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대상 여성의 절반 이상이 우울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남성은 경도 우울증(24.6%)이 중증도 우울증(16.4%)에 비해 높게 나타난 반면, 여성은 중증도군(29.4%)이 경도군(26.4%)보다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 선임연구원은 “연구결과 4·생존희생자와 유가족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이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며 “이들을 치유하기 위한 제주4·3트라우마 치유센터 설치 등 사회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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