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와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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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수필가

우리들은 오래전부터 최근까지 입시 위주의 천편일률적으로 틀에 박힌 교육을 받아 왔다.

이런 환경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옳고 그름만을 따져, 습관적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적대시하곤 한다.

그러나 자신의 의견만이 옳고 상대방의 생각은 틀렸다는 것은 단편적이고 속이 좁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며 소통을 해야 한다. 대화는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고집으로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운 나머지 순식간에 좋은 자리가 험악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모임이나 회의장에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회의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자리다. 그런데 회의가 시작되면 분위기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간다. 물론 사람의 본성이라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상대방의 마음은 눈곱만치도 헤아리지 못하고 독선으로 흐르는 것은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얻은 것은 없고, 서로 간의 갈등과 감정의 골의 깊이만 확인하는 자리가 되어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된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 국민들은 살림살이가 금방이라도 나아질 것 같은 착각에 빠졌었다. 그러나 나아지기는커녕 여기저기서 쓴소리만이 흘러나온다.

요즘 적폐라는 미명 하에 과거 정부의 행적을 들추어내기에 급급하다. 법과 원칙에 따라 시시비비를 엄격히 가리는 것은 옳은 일이다. 그러나 내로남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자신들의 입맛에만 맞추어 정치를 하다 보면 정부가 바뀔 때마다 복수의 칼날을 들이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선진국으로 가기는커녕 영원히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털어서 먼지 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복잡하게 얽힌 나라 살림을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시행착오도 겪게 마련이다. 모든 일에는 공과 과가 있다. 공은 묻어둔 채 일방만 파헤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몇 사람 감옥에 보낸다고 한순간에 정의롭고 깨끗한 사회가 될 리 없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올바른 생각과 의식이 바로서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지는 법이다. 나라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인, 권력자들이 법과 원칙을 지키고 솔선수범해야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한 결과물에 대해 옳다고만 주장하지 않는다. 그것은 또 다른 과학자들의 새로운 연구물이 나올 수 있으므로 존중해 주는 차원이라 한다. 그런 풍토가 과학이 무궁무진 발전하는 계기가 됐는지도 모른다.

나만의 생각이 옳다고 한다면 상대방의 생각은 틀리다는 말이다. 이는 이분법의 흑백논리일 뿐이다.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며 보듬어 주는 마음이 필요한 이유다.

화해와 상생이란 너와 나가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고 할 때 가능하다. 우주에 존재하는 것들은 다른 것뿐이지 틀린 것은 없다.

자연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면서 품고 감싸 조화롭게 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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