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를 횡재로 여긴 탐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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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노력을 하지 않고 갑자기 뜻하지 않은 재물을 얻으면 사람들은 흔히 횡재(橫材)했다고 한다.

 

하지만 횡재했다고 너무 좋아하면 안 된다고 한다. 나쁜 일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길 단국대 석좌교수 및 연세대 명예교수도 한 칼럼에서 횡재란 결코 상()스러운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어떤 사람이 횡사(橫死)했다고 하면 누워서 죽었다는 말이 아니라 뜻하지 않은 억울한 돌변적 죽음을 당했다는 말이라며 횡재라는 말에도 그런 불길한 뜻이 스며있다고 해석했다.

 

불교에서는 탐욕(貪慾)’, ‘진에(瞋恚)’, ‘우치(愚癡)’를 중생을 해롭게 하는 세 가지 번뇌, 삼독(三毒)이라고 한다. 이 중 탐욕은 식욕(食慾색욕(色慾재욕(財慾명예욕(名譽慾수면욕(睡眠慾) 등의 5(五慾)을 지나치게 탐하는 것을 뜻한다. 진에는 분노하고 성내는 것을 의미하며, 우치는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말한다.

 

나 스스로의 어리석음(우치)으로 인해 탐욕이나 분노를 일으키고 고통 속으로 빠져든다는 이치다. 이 고통을 없애기 위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팔정도(八正道)라는 수행 방법이 있다.

 

올바로 보고(正見), 올바르게 생각하고(正思), 올바르게 말을 하고(正語), 올바르게 행동하며(正業), 올바르게 생활하고(正命), 올바르게 노력하고(正精進), 올바르게 기억하고(正念), 올바르게 마음을 안정(正定)시키는 것이다. 바른 생각과 행동으로 생활하고 노력하며 바른 마음을 가지면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요즘 국민들은 삼성증권 일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보며 할 말을 잃었다.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1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줘야 할 것을 1000주씩 실수로 잘못 입력한 것도 문제지만 직원 16명이 잘못 배당된 주식 501만주를 37분 만에 팔아 치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 중 9명은 회사에서 매도 금지 지시 후에도 매각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을 것이다. 길거리에서 단돈 1000원을 주워도 파출소로 가서 신고하는 초등학생들이 있는데 이들 삼성증권 직원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파렴치하다.

 

삼성증권은 이번 유령 주식 매각 사태로 인한 피해액 100억원을 직원 16명에게 나눠 책임지게 하고 주식 매각을 시도했던 직원 6명까지 포함해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실수를 횡재로 여기고 탐욕을 부리니 결과는 고통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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