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만 있고 민간은 없는 ‘제주형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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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늘었지만 취업자는 줄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그제 발표한 제주도의 고용 동향이다. 올해 들어 고용률은 3개월 연속 60%대로,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러자 비경제활동 인구가 증가하는 불행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실업자와 달리 구직 활동에 지친 나머지 일자리가 있어도 아예 일할 마음을 포기한 이들이다.

일자리가 줄면서 자영업이 증가했다. 그 때문에 동종업종 간에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더욱이 마땅한 다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가족들까지 여기에 합류하면서 무급 가족 종사자만 크게 늘었다.

제주경제는 외형상 좋아 보인다고 한다. 물론 지가 상승에 따른 착시현상이다. 정부와 자치단체만 세금을 왕창 거둬들이고 있다. 땅 주인들은 주머니는 홀쭉하고 마음만 부자다. 냉정하게 바라보면 앞으로가 걱정이다. 일자리 창출은 관(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그 덕에 공무원과 지방공사 임직원만 늘었다. 민간 부문은 최근 몇 년 사이 ‘민자 유치’라는 말이 사어(死語)가 되다시피 하면서 가뭄에 콩 나듯 드문드문하다.

임금님도 해결 못하는 문제라며 다른 곳을 가리켜서는 안 된다. 특별자치도의 도지사와 도의원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대형 민간투자사업들이 오리무중 상태에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각종 규제로 옥죄고 있는 마당에 일자리는 언감생심이다. 오죽하면 ‘제주국제도시’가 ‘제주규제도시’라고 하겠는가.

6·13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도 다르지 않다. 일자리 창출은 그들의 단골 공약이다. 그 방안은 대개가 혈세에 의존한 지방공기업 설립과 청년 창업 지원이다. 창업의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260만 개 이상의 창업기업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평균 창업 나이는 41.9세다. 실리콘밸리는 47.2세다. 산전수전을 통해 경험을 축적한 다음에야 도전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안다면 지금 청년들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셈이다. 여기에도 민자 유치는 없다. 제주형 일자리의 현주소이며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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