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휘관의 갑질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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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누구나 알다시피 군인 출신이다.

그러니 이들이 대통령으로 있을 때에는 군인 파워가 셌다.

이전 박정희 전 대통령도 군 출신이었으니 당시 대한민국은 군 출신이 다스리는 나라였다. 군 파워가 세다보니 군 지휘관의 갑질 문화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1980년대 중반 군 동기 한 명이 요리를 잘해 별 하나를 단 장군의 공관병으로 뽑혔다. 말이 공관병이지 이것 저것 허드렛일을 모두 맡아 했다. 여름이면 대학생인 장군의 딸이 친구들과 공관에 놀러오기도 했다.

그러면 동기인 공관병은 음식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장군의 딸 팬티까지 손으로 직접 빨아줬다고 한다. 남편이 장군이면 아내도 장군급이며 딸·아들도 장군급이라는 얘기가 나돌던 시대였다.

▲군 지휘관 갑질 문화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공관병 제도가 폐지됐으나 육군과 해군은 여전히 변칙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자유한국당)에게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공관병 제도를 폐지한 후 대체인력으로 부사관과 군무원 등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육군참모총장과 제2작전사령관, 제3군사령관 공관에 부사관 3명을 배치했고, 제1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부사령관 공관에는 군무원이 배치됐다는 것이다.

해군은 해군참모총장과 해군참모차장, 해군작전사령관의 공관에 상황·시설 관리병을 1명씩 배치했다. 상황·시설 관리병이 기존 공관병과 뭐가 다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김 위원장은 “군의 실상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전형적인 눈 가리고 아웅식의 땜질처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군무원과 부사관은 공관병처럼 공관에 상주하지 않고 출퇴근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변명이 궁색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사회 곳곳에 숨어 있던 적폐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군도 이 대열에 앞장서야 한다.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기득권을 많이 누려왔다. 그러나 이제는 군도 사회의 수준에 맞춰야 한다. 그러한 수준에 못 미치는 군인은 장군이든 부사관이든 그만두는 게 맞다. 국민은 자기의 세금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군 공무원의 월급으로 가는 것을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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