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돼가는 옛 탐라대 땅, 활용대책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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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서귀포시 하원마을 주민들은 옛 탐라대를 지날 때마다 한숨만 내쉰다고 한다. 제주도가 해당 부지를 사들인 지 2년이 돼가도 여태 활용대책을 찾지 못해 캠퍼스 곳곳이 폐허로 변하는 탓이다. 그간 활용방안을 놓고 여러 제안이 쏟아졌지만 현실은 실패의 연속이다. 당초 대승적 차원에서 땅을 내놓은 주민 입장에선 불만이 높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주도는 교육용 기본재산을 전제로 2016년 416억원을 들여 동원학원으로부터 옛 탐라대 부지 31만㎡와 건물 11동을 사들였다. 문제는 적절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수립하지 못해 지금까지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2월과 11월에 각각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수산대학과 중국 베이징영화학원 유치에 나섰지만 의견 차와 인프라 부족으로 좌초됐다.

특히나 대학 정원 감축 등을 고려할 때 향후 교육시설 유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그런 만큼 제주도는 연수원 또는 연구시설 유치 등을 차선책으로 모색하고 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이렇다 보니 현재 탐라대 교정은 고작 소나무재선충병 고사목 처리장으로 이용되는 실정이다.

시간을 거슬러올라가면 1995년 탐라대의 탄생은 지역주민과 의회 등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고등교육기관의 유치가 인재양성은 물론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주민들은 당시 시가에도 못 미친 헐값에 목장부지를 선뜻 내주며 자기 일처럼 앞장선 터다. 오늘날 탐라대 폐교에 이어 부지를 사장하는 것에 시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다.

원론적으론 주민들이 땅을 내놓았던 취지에 걸맞게 쓰는 게 옳다. 허나 그게 안되면 도민사회 이익과 미래세대에 희망을 주는 방향이라면 가능하다고 본다. 상황이 바뀌는 만큼 교육기관만 고집할 게 아니라 지역 내 필요한 의료시설 확충 등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현지 사정에 밝은 서귀포시가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조치를 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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