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시각장애인들이 ‘알 권리와 읽을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점자책을 만드는 ‘점자프린터’가 노후화돼 점자책 제작 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이하 복지관)에 따르면 복지관은 2008년 점자프린터를 도입했다.
복지관은 점자프린터를 이용해 매달 제주시정 소식지인 ‘열린 제주시’ 200여 부와 분기마다 ‘희망서귀포’ 200여 부 등 정기간행물 점자책으로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또 도내 시각장애인들이 요청하는 도서 및 자료, 각종 선거 때마다 공보물도 점자책으로 제작하고 있다.
실제 200쪽 분량의 일반도서 1권을 점역할 경우 ‘타이핑-1차 교정-점역교정사 점역-출력-2차 교정’ 등의 과정을 거쳐 8권 가량의 점자책이 나온다.
복지관에서 사용하는 점자프린터로 제작할 경우 출력에만 2~3일이 소요된다. 이와 함께 출력된 결과물에 대한 재단은 복지관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
반면 신형 점자프린터로 작업할 경우 제작시간이 절반 가까이 줄고 여기에 투입되는 인력도 줄어든다. 신형 점자프린터기는 2~3시간 안에 인쇄물을 출력할 수 있고 재단 또한 출력과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점자프린터가 노후화돼 점자가 금방 함몰되는 등 출력물의 품질이 떨어져 시각장애인들이 점자책 읽기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
이와 함께 점자프린터의 고장 역시 잦아 다른 지역의 수리 업체가 방문할 때마다 수백만원의 수리비가 들어가는 등 예산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이처럼 점자책 발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복지관은 행정 당국에 프린터 교체를 요청하고 있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장비를 교체해 달라고 제주도에 매년 요청하고 있지만 수년간 예산이 반영되고 있지 않다”며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교재나 서적을 새로 제작해 보급하고 싶지만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장애인을 위한 예산이 한정되다 보니 아직까지 시설이나 설비에 투자되는 부분은 적은 상황 ”이라며 “점자프린터 관련 사업신청이 들어올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