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병 대체 조림’ 지지부진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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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의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병의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 2004년 처음 발견된 후 지금까지 14년 동안 7400㏊에 212만 그루의 소나무가 사라졌다. 피해면적만 우도(618㏊)의 12배에 이른다. 수량은 제주도가 매년 식목일 전후로 10만 그루 내외 정도 심는 것을 감안하면 20년 분량이다.

문제는 재선충 피해지에 다른 수종을 심는 대체조림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이뤄진 대체 조림면적은 260㏊로, 전체 피해면적의 3.6%에 머물고 있다. 나무 식재는 20.8%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어느 세월에 피해복구가 제대로 이뤄질지 한숨마저 나온다.

물론 당국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대체조림에 안성맞춤 격인 ‘모두베기’를 한 곳이 많지 않다는 점이 제일 큰 걸림돌이다. 더욱이 ‘솎아베기’를 한 곳에서는 어린나무의 생육 환경을 확보하기가 힘들고, 노루 등 야생조수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여기에 토지주들이 개발심리에 기대 선뜻 산림 복원에 동의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고 해서 손을 놓을 수 없는 일이다. 산림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 등으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울창한 숲에서 발생하는 음이온, 피톤치드 등은 정신적 스트레스 완화와 집중력 향상 그리고 인체의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체조림 사업이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인공조림의 경우 묘목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고사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을 감안해 수종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혀야 할 것이다. 상당수 토지주가 경제적 활용 가치가 높은 특용 수종을 원하는 만큼 현행법 테두리에서 수종을 놓고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 토지주들도 산림은 공공재임을 인식해 대체조림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병마가 할퀴고 간 산지 곳곳을 흉측하게 놔둘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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