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 기금 활용 건물 매입 추진 논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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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적립 기근 170억 중 100억 투입···삼도2동 재밋섬 매입
리모델링 비용도 70억 원대···“예술인 지원 활용” 지적도
재밋점 전경.
재밋점 전경.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박경훈·이하 재단)이 제주시 원도심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건물 매입비로 100억원의 제주문화예술재단육성기금을 사용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재단에 따르면 사무실 건물이 낡고 공간 활용에 어려움이 있어 몇 차례 이전을 계획했고, 제주시 삼도2동 원도심에 위치한 재밋섬 건물(제주메가박스,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이 매물로 나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재밋섬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 한 후 재단 이전과 함께 이곳에 예술인을 위한 창작·공연 활동 공간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재밋섬을 매입하는 데 기금 100억원이 활용되는 데 있다. 재단은 2020년 까지 재단의 설립 및 운영에 소요되는 기금 300억 원을 목표로 출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적립된 기금은 170억2100만원.

재단이 기금을 적립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상황에서 건물을 매입하는데 절반 이상의 기금을 활용하게 되면 앞으로 가용할 수 있는 기금이 그만큼 없어지게 된다. 또한 박경훈 이사장의 임기가 올해 8월 4일인 만큼 차기 이사장이 업무를 맡을 때 기금 활용 방안의 폭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제주도와 재단은 “기금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자산으로 포함되는 것일 뿐”이라며 “기존 기금 활용 방안을 모색하던 중에 재투자해 건물을 매입하고 또 이 공간에 창작공간 등을 마련해 예술인들에게 개방형 공간으로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곳에 또 예술공간 이아, 재밋섬 내부에 영화문화예술센터, 원도심에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 등과 연계해 문화벨트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다수의 예술인들은 제주도와 재단과는 달리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극 활동을 하고 있는 한 예술인은 “기금은 인력양성이나 예술인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며 “창작공간을 조성한다고 하더라도 재단이 운영하는 이아와 마찬가지로 시각·예술 분야로 제한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음악분야에 종사하는 한 예술인은 “기금의 활용 용도는 투자 차원이 아니”라며 “어렵게 작업하는 예술인을 위한 지원 사업에 활용돼야 한다. 건물 매입이 아니라 다른 차원에서 활용 방안을 논의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건물 리모델링 비용도 문제다. 제주도에 따르면 재단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공간을 매각해 리모델링 비용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용은 70억 정도로 예상하고 있고, 이에 따라 부족한 예산은 따로 출연해 투입되는 형태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 예술인은 “기금이 활용되는 것에 대해 전혀 몰랐다. 예술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절차를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경훈 이사장은 “아직 추진 과정에 있고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남아있다”며 “5월 중에 본격 추진할 예정이며 추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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