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는 정독 중에 정독’ 아! 태백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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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

‘필사는 정독 중에 정독.’ 벌교 태백산맥문학관 내 독자필사본을 전시한 공간 벽에 쓰인 조정래 선생님의 글귀이다. 겨울을 감싸기엔 힘이 아직 부친 봄에 떠난 목적관광이었다. 1년 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강진 해남편’을 읽은 후 짧은 남도여행길에서 만난 태백산맥문학관에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재방문이었다.

친구 9명과 함께 ‘태백산맥 전권 필사’라는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헌정을 했다. 내 이름이 명시된 필사본이 문학관에 전시될 상상에 스스로에 대한 기특함이 하늘을 찌를듯했다.

1년 만에 찾은 문학관은 역시 소박하지만 진중한 위용을 드러냈다. 오는 11월 문학관 개관 10주년 행사를 한다며 조정래 선생님이 직접 필사자에게 감사패를 전달한다고 학예사가 우리를 미리 초청해왔다. 언감생심, 어마무시한 일들이 기적처럼 내게 찾아온다.

최근 제주도도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좋은 글을 쓰려면 과감히 글을 줄여야 하는 것처럼, 문학관 크기나 다양한 콘텐츠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검이불루 화이불치 (儉而不陋 華而不侈)’한 제주다운 문학관을 기대해본다.

대과업을 완수하고 남은 여행길로 접어들었다. 사평을 지나며, 와온 바다를 향하며, 친구는 다시 무심한 듯 곽재구 시인을 검색하고 시를 낭독하란다. ‘그래, 내 얇은 지식을 위하여.’

‘사평역에서’ 기차는 끝내 오지 않았다든가. ‘와온 바다’는 해도 와서 쉬는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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