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이 부른 의혹과 논란
과유불급이 부른 의혹과 논란
  • 제주신보
  • 승인 201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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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자장과 자하 두 사람 중 누가 더 뛰어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자장은 좀 지나쳐서 문제고, 자하는 좀 미치지 못해서 문제다.” 자공이 반문했다. “그렇다면 자장이 더 낫다는 말씀입니까?” 공자가 다시 답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나침은 부족함과 같다’는 뜻의 고사성어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유래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수사를 놓고 경찰이 숱한 의혹과 논란을 자초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부적절한 언행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부실수사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지나침(過)과 부족함(不及)이 원인이다.

차기 경찰청장 유력 후보인 이 청장이 드루킹 댓글 조작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의원이 연루된 사실이 확인되자 ‘알아서 긴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청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의 해명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다 거짓말임이 들통났다. ‘정권의 눈치만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너무 과했던 것이다.

반면 서울청 사이버수사대는 수사 초기 댓글 조작 본거지인 느릅나무 출판사를 압수수색하면서 태블릿PC, USB 등을 확보하지 못했고, 계좌추적도 하지 않아 부실수사 논란을 자초했다.

▲결국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특검을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이 청장은 경찰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대상이 됐다.

서울의 한 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경찰 내부 게시판에 ‘경찰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의 일부다. “경찰이 아닌 자신의 영달을 위해 일하는 경찰은 스스로 떠나라. 조직을 망치지 말고.”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한 경찰관도 경찰 내부망을 통해 이 청장의 퇴진을 요구했다는 보도다.

“뒷북 압수수색과 증거 인멸 등에 대해 제대로 수사했다고 자부할 수 있느냐”며 “경찰제복의 영예를 높이고 경찰 조직 보호를 위해서 용퇴를 해 달라”고 촉구한 것이다.

▲국민 여론과 경찰 내부의 비판을 의식, 경찰이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고 수사 확대에 나섰다. 지나침(過)과 부족함(不及)의 원인을 제공한 이 청장이 경찰의 명운을 걸고 떳떳하게 수사하길 기대해 본다. 말로만 철저한 수사를 강조하면 안 된다. 그래야만 경찰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로 우뚝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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