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예재단 건물 매입 왜 서두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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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추진하는 재밋섬(현 제주메가박스, 지하 3층 지상 8층) 건물 매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재단 측이 현재의 건물(제주시 동광로 51, 지상 8층)을 매각하고 재밋섬을 사들여 사무실과 창작·공연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우선은 건물 매입에 드는 비용 조달이다. 재단은 2001년 재단 설립 과정부터 지금까지 조성한 재단육성기금 170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육성기금 조성 취지에 부합하는지도 논란이다. 재단은 2020년까지 예술인의 복지와 청년 예술인 발굴, 문화 사업 확대 등을 위해 300억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건물 리모델링 비용만도 70억원이 추가될 전망이다. 이를 도민 혈세와 현 건물 매각 비용(감정가 25억원)으로 충당한다고 한다. 이를 놓고 보면 총 170억원을 투입하는 셈이다. 도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 이사장의 임기와 관련해서도 말이 나오고 있다.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8월 4일까지다. 기금 활용은 문화예술계 입장에선 중차대한 문제다. 지금 단계에선 제주도와 재단이 이 문제에 집착하거나 서둘러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본다. 자칫하면 무리수를 둘 수도 있다.

정작 당사자 격인 문화예술인들도 제주도와 재단의 방침에 환영할 것 같은데 실상은 아닌 모양이다. 한 연극인은 “기금은 인력 양성이나 예술인을 위해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음악인은 “기금을 건물 매입이 아닌 어렵게 활동하는 예술인을 위한 지원 등 다른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물론 제주도나 재단의 입장처럼 건물 매입을 일종의 투자로 생각할 수도 있다. 문제는 추진 과정 초기부터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기금 활용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한 예술인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폭넓은 여론 수렴이 우선이다. 추진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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