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27일 분단의 역사를 간직한 판문점에서 열리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정상회담 일정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9시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시작한다.
북한 최고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남측 땅을 밟는 김 위원장은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과 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T3) 사이로 군사분계선을 넘는다.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두 정상은 우리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식 환영식장으로 도보로 이동, 9시40분께 우리 측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에 위치한 판문점 광장에 도착해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을 갖는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도 남북 두 정상은 북측 육·해·공군 의장대의 사열을 한 바 있다.
두 정상은 이어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이동, 1층에서 김 위원장이 준비된 방명록에 서명한후 문 대통령과 기념촬영한다.
두 정상은 접견실에서 사전환담을 나눈 뒤 2층 정상회담장으로 자리를 옮겨 10시30분부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이날 오전 정상회담이 끝나면 양측은 별도의 오찬과 휴식시간을 갖는다.
오후에는 두 정상이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를 함께 심는다.
공동 기념식수 장소는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故)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고향 방문을 했던 군사분계선 인근의 ‘소떼 길’이다.
소나무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한강수를,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주게 된다.
식수 표지석에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이 포함된 ‘평화와 번영을 심다’ 문구가 들어간다.
두 정상은 이어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면서 담소를 나눌 예정이다.
‘도보다리’는 정전협정 직후 중립국 감독위원회가 판문점을 드나들 때 동선을 줄이기 위해 습지 위에 만든 다리이다. 유엔사에서 FOOT BRIDGE (풋 브릿지)라고 부르던 것을 그대로 번역해 불리워졌다.
산책 후에는 평화의집으로 이동해 오후 회담을 이어간다.
이번 정상회담은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이라는 핵심의제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두 정상이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국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두 정상 사이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겨지게 됐다.
정상회담을 모두 마치게 되면 합의문 서명과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다만 합의 내용의 수준에 따라 그 형식과 장소를 결정된다.
북측 공식 수행원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최휘·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9명이다.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남측 공식 수행원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합동참모의장 등 7명이다.
오후 6시30분부터는 양측 수행원이 참석하는 환영만찬이 평화의집 3층 식당에서 열린다.
이어지는 환송 행사는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진행되는데 평화의집 전면을 스크린으로 활용,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표현된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 오전(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와 격려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자리에서 “남북한 지도자의 만남은 화해의 구체적 여정과 형제애의 회복을 이끌어낼 상서로운 기회가 될 것이며, 마침내 한반도와 전세계에 평화를 보장할 것” 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평화를 열렬히 갈망하는 한민족에게 개인적인 기도와 아울러 온 교회가 여러분들 곁에서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며 “직접적으로 정치적 책임을 진 이들에게 평화의 ‘장인’으로 역할하면서 희망과 용기를 가지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