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사건 꼭 해결한다는 선례 남겨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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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미궁에 빠진 어린이집 보육교사 살인사건에 대해 9년 만에 재수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제주지역 대표적인 장기 미제사건 중 하나다. 2009년 당시 수사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피해자 사망시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제주경찰청 장기미제사건팀은 당시 피해자의 정확한 사망시간을 검증하기 위해 동물 사체를 이용해 실험을 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과 유사한 조건에서 개와 돼지 사체를 이용해 여러 날 진행됐다. 실험 후 부패 정도 등을 파악해 보니 당시 부검 결과와는 다른 사망시간이 도출된 모양이다. 사망시간은 살인사건의 가장 중요한 지표로 삼는다. 마땅히 증거수집과 용의자 압축 방향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진실을 끝까지 추적해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하겠다는 경찰의 의지를 높이 산다.

제주에서도 사회적 분노를 일으켰지만 범인을 잡지 못해 흐지부지된 사건이 적지 않다. 건입동 소주방 50대 여주인 살해사건(2006년), 동홍동 40대 주부 피살사건(2007년), 20대 보육교사 피살사건(2009년) 등이다. 그중 남자친구 집을 나선 후 연락이 두절돼 일주일 만에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보육교사 사건’이 불러온 파장은 컸다.

통상 살인사건은 초동조치를 발 빠르게 대처하기에 다른 범죄와 비교해 범인 검거기간이 상당히 짧은 편이라고 한다. 달리 말하면 사건 발생 시간이 지날수록 범인을 검거할 수 있는 확률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길게는 10년이 넘은 사건들이어서 재수사를 천명하더라도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그렇기에 그냥 수사팀을 꾸리는 정도로는 안 된다. 제주경찰의 명예를 걸고 사건 해결에 수사력을 모아야 할 터다. 어쩌면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로 미제사건 해결이 경찰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결연한 각오로 경찰의 자존심을 걸어야 한다. 그래서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다는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그게 경찰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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