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과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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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안경을 벗고 세상을 보면 온통 흐리다./ TV에 나오는 모든 얼굴이 흩어지고/ 신문 글자들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산의 굴곡조차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 내 눈, 내 눈앞의 세상. 답답하다./ 안경을 벗고 세상을 보면 분명한 건 하나도 없다.’

서정윤 시인의 ‘안경’이라는 시다. 시인은 시력이 많이 나쁜 모양이다. 시력이 나쁘면 비 오는 날 밤에 운전하는 게 엄청 어렵다.

중앙선도 제대로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 나기 십상이다.

때로는 안경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비행기를 탈 때마다 안경을 쓴 승무원을 본 기억이 없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느 곳에나 안경을 쓴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비행기 승무원은 모두 시력이 좋은 걸까.

사실은 항공업계의 관행이라고 한다. 승무원들은 피로 때문에 눈이 충혈됐을 때도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사용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참 이상한 관행이다.

승무원들이 마음 편해야 고객에게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터인데 말이다.

비행기뿐만 아니라 텔레비전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안경 쓴 앵커를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같은 관행이 점점 개선되는 모양이다.

제주항공은 최근 승무원의 안경 착용을 허용했다. 이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을 정도의 수준에서 네일아트도 허용했다고 한다.

MBC 임현주 앵커도 최근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하는 등 금기가 깨지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6·13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서는 도지사와 교육감, 도의원 43명(비례대표·교육의원 포함)을 뽑게 된다. 각 후보마다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목이 쉬고 신발이 닳도록 선거구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이제 혜안의 안경을 써야 할 때다. 어느 후보의 공약이 현실적이고 진심이 담겨 있는지를 봐야한다.

우리는 전직 대통령 2명이 구속되는 모습을 봤다. 미래를 볼 수 있는 안경이 있었더라면 과연 이 전직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졌을까.

미래를 볼 수 있는 안경은 없지만 현실을 볼 수 있는 안경은 있다. 바로 자세히, 그리고 깊게 각 후보의 정책 공약을 살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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