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 만든 무대로 관객과 호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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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열, 제주아트센터 무대감독

제주에서 태평양을 내려 보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건 한라산 정상에 오르는 게 아닐까 한다. 사방이 탁 트인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듣는 느낌이다.

반면 작은 오름을 오를 때는 길가에 피어난 꽃이며, 흔들리는 풀에도 마음이 움직인다. 마치 배우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소극장 공연을 관람하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아트센터는 1000석이 넘는 대극장 공연만 있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지난달 ‘문화가 있는 날’ 기획 공연인 제주빌레앙상블 월드뮤직콘서트 ‘바람의 섬’에서는 소극장을 직접 만들어 봤다.

이번에 제작된 ‘블랙박스’ 소극장은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 어설플 수도 있지만, 그동안 배우고 쌓은 경험을 통해 아트센터 무대 위에 계단형 객석과 작은 무대를 만들어 냈다.

사회자의 소개로 시작된 본 공연에서는 리허설에서 볼 수 없었던 연주자의 열정적인 무대가 펼쳐졌고, 관객들도 연주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어 이게 소극장의 묘미라고 생각했다.

한 시간가량의 공연을 위해 직접 덧마루를 하나하나 쌓고, 곡에 적합한 조명과 음향을 맞춰가는 작업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는 걸 모두 알아주진 않지만, 공연이 끝나고 돌아가는 연주자나 관객의 표정에서 그간 노고를 인정 받은 듯했다.

아트센터는 매달 ‘문화가 있는 날’엔 지역 예술인을 통한 문화공연을 무료로 개최하고 있다. 공연이 끝나면 시간은 어디론가 날아가고 없지만, 그 순간을 기억해 줄 그들을 위해 우리는 또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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