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고 있다고 믿고 기다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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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혜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세상 ‘키움학교’ 대표

아들이 고등학교 입학한 후 한 학기가 다 되어간다. 어머니는 입학할 때부터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각오를 다지고 공부에 정진해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한 학기가 다 지나는데 아이는 중학생 때 모습과 별로 달라진 게 없어보인다. 다그치며 공부하라고 해서 될 일도 아니라는 걸 아는 어머니는 그래서 더 속이 탄다.

좋은 부모 공부에 열심히 참석하시는 한 어머니가 이야기다. 언제나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아이와 한 마디 하는 것에 대해서도 늘 신중하다. 그 덕분인지 아들이나 딸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공부도 그만하면 잘 하는 편이라 주변에선 부러워한다. 그런데 이 어머니가 하루는 고민이 있다시며 잠시 머뭇거린다. 그러더니 그런데요, 아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지가 않아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하신다.

얼마나 걱정되고 조바심이 났으면 그러실까? 자식을 키우며 마음 졸였던 경험이 있는 부모들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자식에게 표현한다고 해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설프게 걱정하는 소리를 했다간 아이의 짜증을 받아내느라 오히려 역효과만 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식 입장에선 지금 어떤 마음일까?

우선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로 어머니의 우려가 사실이 아닐 경우이다.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아들 입장에선 아주 많이 서운할 것이다. 열심히 하는 것도 몰라주는 어머니가 고마울 리 없다.

둘째로 때론 열심히 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아 본인도 속상해하고 있다. 그럴 때, 어머니가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라는 말을 하면 맞는 말이긴 해도 인정하고 싶은 마음보단 그런 자신의 마음을 읽어주지 못하는 부모님이 야속할 수 있다.

셋째 정말 어머니의 우려대로 공부를 하지 않고 있다 해도 예리한 지적이 아프고 속상하다. 마음 잡고 공부에 정진해야지 하는 마음보단, 이런저런 변명을 구실로 삼으려고 할 수도 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말이 있다. 자녀가 어떤 상황이건 간에 부모는 자녀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거라고 믿어야 한다. “아휴~, 날씨도 더운데 열심히 공부하느라 힘들지!”, “열심히 공부하려고 하는데 잘 안될 때는 힘들지? 그래도 먼 길 가야하니까 너무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가자. 끝까지 가는 것이 중요한 거니까. 엄만 네가 열심히 하는 거 알아.” 이런 말 한 마디 해주면서 어깨 한 번 쓰다듬어 주는 것만이 자녀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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