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출신 예멘인 78명 제주에 왜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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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자입국제도 이용 난민신청 목적...올해 제주지역 난민신청 369명 달해
2일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예멘 난민 신청자들.
2일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예멘 난민 신청자들

2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중동국가인 예멘 출신 난민 78명이 항공기에서 내렸다.

이들은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머물다 쿠알라룸푸르~제주 직항편을 이용해 입국했다.

일부 여성들은 머리와 목을 가리는 스카프의 일종인 히잡을 두르고 있었다.

78명의 예멘인들이 한 번에 우리나라에 입국한 것은 보기 드믄 사례로 꼽히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반도 끝에 위치한 예멘은 종파 갈등으로 시작된 내전이 시아파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과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의 대리전으로 변질돼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제주에 입국한 예멘국적 난민은 168명이다. 여기에 중국과 동남아, 아프리카 등을 포함해 올 들어 4월 현재 제주지역 난민 신청자는 369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이 제주에 올 수 있었던 것은 제주무사증(무비자)입국제도 덕분이다.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을 수용하고, 보호해야 하지만 제주지역 출입국 환경은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본연의 업무에도 ‘허덕’=지난해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하루 3400명, 연간 123만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을 심사하는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은 80명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들어오면 입국심사 지연이 재연될 상황에 놓였다.

여기에 난민 신청까지 봇물을 이루면서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주로 입국한 난민 신청자는 2015년 227명, 2016년 295명, 2017년 312명에 이어 올 들어 369명 등 매년 급증하고 있다.

제주에서 난민 자격을 인정받은 외국인은 1명에 머물고 있다.

제주출입국사무소는 난민이 맞는지, 불법 취업을 목적에 둔 것인지 심사와 인터뷰를 진행하지만 거짓진술을 하면 일일이 가려내기 힘든 상황이다.

제주출입국사무소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해 관광객 입국심사 업무도 쫓기는 상황에서 난민 신청자들의 심사를 맡을 준비는 부족한 실정”이라며 “제주무사증제도가 관광객 유치에 기여하고 있지만 난민 신청 급증이나 불법 체류자 양산 등 돌발적 상황에 대해선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사증제도 개선 방안은=제주특별자치도가 2002년 도입한 제주무사증입국제도는 전 세계 206개 국가 중 시리아·이란·나이지리아 등 11개 국가만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그런데 중동과 아프리카에선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파륜궁 종교 탄압에 따른 난민들이 부쩍 늘면서 무비자로 올 수 있는 제주도를 난민 신청지로 선택하고 있다.

이처럼 관광객 유치를 목적에 둔 무사증제도의 취지를 벗어나면서 11개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 국가가 모두 입국이 가능한 네거티브정책에서 입국 허용 국가를 지정하는 포지티브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제주도 관계자는 “무사증제도 개선 방안으로 2016년 법무부에 전자여행비자(ETA) 도입을 요청했다”며 “관광이든, 난민신청이든 제주에 입국을 하기 전 미리 인적정보와 직업 등을 온라인으로 받아서 법무부가 사전 심사할 경우 불법 체류 문제 등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리에 온 난민 신청자는 3만2733명으로 이 중 792명(2.4%)가 난민 자격을 인정받았다. 난민 인정 절차는 평균 3년이 소요되며, 정부는 이 기간 동안 이들이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체류를 허락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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