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마스크
  • 제주일보
  • 승인 201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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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마스크(mask)라는 말은 라틴어 이전의 토속어 마스카로(maskaro)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검뎅이로 검게 칠한 것을 뜻한다. 한자어의 가면(假面)은 바로 이 가짜 얼굴인 것이다. 당초 마스크는 원시인들이 동물을 사냥할 때 변장용으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마스크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가지다. 얼굴 전체나 일부를 가리는 탈(가면)이 첫째이고, 둘째는 먼지나 병균 같은 걸 막기 위한 입·코 가리개다.

과거엔 첫째가 더 보편적 의미였지만, 최근엔 둘째가 훨씬 일반화됐다. 뭔가를 할 때 신원을 감추거나 피의자가 재판을 받으러 갈 때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근래는 미세먼지 피해를 막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쓰인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미세먼지가 대한민국 전역을 잿빛 공포로 몰아넣는 요즘이다. 그러다 보니 미세먼지가 뿌연 어느 마라톤 대회에선 상당수 참가자가 마스크를 쓴 채 달렸다고 한다. 또 야구장에서는 관중들이 마스크를 쓴 채 관람하기도 했다. 심지어 성균관 대성전 제례 참가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버스를 탄 시민이 방독면을 쓴 진풍경이 벌어지는 요사이다.

덩달아 마스크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세먼지와의 전쟁이 시작된 지난 3월 이후 마스크 매출이 연일 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거다. 최근엔 콧속에 삽입해 코로 흡입되는 미세먼지를 차단한다는 ‘코 마스크’도 출시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마스크를 쓴다고 해서 미세먼지로부터 해방되는 건 아닌 모양이다.

▲마스크를 쓰면 호흡이 불편해져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임신부 20명을 상대로 한국의 KF94 등급에 해당하는 마스크를 사용케 해보니 평소보다 호흡량이 23%나 줄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국립대병원의 실험 결과다. 특히 폐활량이 성인보다 적은 아이들인 경우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진국은 미세먼지 마스크를 아예 산업안전용으로 분류해 영유아가 착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태 명확한 기준이 없다. 결국 국민들이 알아서 적당한 제품을 고를 수밖에 없다.

중국발 요인 등으로 당분간 고농도 미세먼지가 계속된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는 때가 오기나 할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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