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후보자에게 필요한 창의적인 선거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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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석, 제주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논설위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후보자들은 여러 가지 공약들을 발표하고 있다. 선거 후보자들은 “무엇을 조성하겠다, 무엇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한다. 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은 실행이 되고 나면 모두 바람직하게 좋다는 공통점이 있다.

선거 후보자들은 기존 시스템에 좋은 것을 새로 더하고 보완하는 아이디어로써 “개설, 건립, 설치, 설립, 제정, 운영, 확대, 창출” 같은 단어를 쓰고 있다. 좋은 것은 그저 더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금방 생각이 들고 남들도 그런 생각을 하기가 쉽다. 선거 후보자들의 장밋빛 공약이 좋은 것은 맞지만 선거 후보자들의 아이디어가 뭔가를 빼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더하는 것이어서 유권자들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선거 후보자들은 보다 창의적인 공약으로 유권자를 설득해야 한다.

TV 리모컨은 전원을 켜고 끄고, 채널을 앞뒤로 돌리고, 1에서 9까지의 숫자를 입력하는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쓸 수 있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회사는 리모컨에 필요한 기능이 있을 때마다 버튼을 추가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리모컨은 버튼이 49개였다.

애플 회사는 필요할 때마다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 없는 것을 빼는 방식으로 문제를 다뤘다. 애플은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불필요한 나머지를 모두 없앴다. 애플이 내놓은 리모컨은 버튼이 6개에 불과했다.

한때 우리나라의 어떤 기업은 TV 광고에서 “완벽함이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것입니다.”라고 홍보하였다. 이 광고 문안이 MP3 플레이어 시장에 적중하였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MP3 플레이어를 개발하였다. 한국의 기업들은 외국의 경쟁기업들보다 더 나은 MP3 플레이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한국 기업들의 MP3 플레이어는 음질이 좋았을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뛰어났다. 애플은 한국 기업보다 3년 뒤에 후발주자로 MP3 플레이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플의 아이팟은 출시되자마자 MP3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하였다.

한국의 기업들과 애플의 결정적 차이는 MP3 플레이어의 두께에서 나왔다. 한국의 기업들은 MP3 플레이어를 작동하려면 일반 건전지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한국 기업들이 아무리 MP3 플레이어 두께를 줄여도 일반 건전지보다 얇게 만들 수는 없었다. 애플은 두꺼운 일반 건전지를 과감히 빼버렸다. 대신에 얇은 충전용 배터리를 내장시켰다. 애플의 아이팟은 컴퓨터에서 MP3 파일을 내려 받을 때 컴퓨터 전원으로써 충전하는 방법을 썼다.

이동통신 수단으로써 휴대폰은 안테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안테나는 밖으로 튀어나와 휴대가 불편하다. 그렇다고 안테나를 휴대폰 안에 집어넣으면 휴대는 편리해지겠지만 휴대폰 안의 공간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불편이 있다. 휴대폰 개발자들은 안테나를 빼는 방법을 선택했다. 대신에 휴대폰 케이스가 안테나 역할을 수행하도록 개발했다. 안테나 역할을 하는 금속 케이스의 면적이 늘어나서 성능은 오히려 30% 더 향상되었다.

현대사회에서 리더는 여러 요구사항들이 충돌하는 복잡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풀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리더보다 현명하게 갈등을 푸는 창의적 리더를 원한다.

선거 후보자들은 좋은 것을 그저 더하는 상식적 접근이 아니라 창의적 역발상으로 공약을 개발하여 유권자를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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