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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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단식투쟁은 말그대로 단식으로 하는 시위다. 보통은 물은 마시되 다른 음식은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 번번이 소금이나 간장도 섭취한다. 나트륨이 없으면 사람의 몸은 단 며칠도 버틸 수 없기에 그렇다.

사람은 3일만 음식을 먹지 않아도 건강이 위태위태하다. 즉 단식은 인간의 육체를 고통으로 몰아가며 생명을 위협한다. 그런 점에서 단식투쟁은 ‘나 굶어죽는 꼴 보기 싫으면 내 요구를 들어달라’는 무언의 행동이다. 자신의 소신을 관철하거나 저항의 수단으로 단식이 활용되는 이유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부담이 수반되기에 ‘최후의 투쟁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사회에서 존경받거나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 죽을 각오로 단식투쟁을 하면 그 여파가 크다. 거기에 ‘합당한 명분’과 ‘실현 가능한 목표’가 뒷받침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

▲단식투쟁의 역사는 기원전 1000년 무렵까지 거슬러 올라 간다. 중국 주나라 무왕(武王)이 은나라의 주왕(紂王)을 토멸하고 주왕조를 세우자, 천도(天道)를 거스른 주(周)의 음식은 먹지 않겠다며 수양산에 들어가 굶어 죽은 백이숙제(伯夷叔齊)의 고사(故事)가 바로 그 예다.

우리 역사에도 종종 왕의 폐위에 반대해 식음을 전폐하다가 사망했다는 기록이 적잖다. 조선시대엔 왕과 왕비, 대비 등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라를 거부하는 단식을 행하곤 했다. 단식투쟁의 족적은 현대에 와서도 한국 정치사 곳곳에 남아 있다.

그중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83년 독재 타도를 외치며 무려 23일간 벌였던 단식투쟁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사례다. 목숨을 내놓았기에 결국 YS의 가택연금은 해제됐고, 전국적인 민주화 투쟁이 기폭제가 됐다. 이후 YS는 “굶으면 확실히 죽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민주화가 정착되면서 정치인들의 탄식투쟁은 그 성격이 변했다. 독재정권이란 대항마가 사라진 만큼 대의보다는 정권의 정책에 대한 반대나 특정 정치적 이슈를 관철시키기 위한 도구로 바뀐 것이다. 그 과정서 지지층 결집과 국면전환을 꾀하기도 한다.

때론 역풍을 맞아 “보여주기 쇼를 했다”는 비난에 시달리기도 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조건없는 드루킹 특검 수용’을 주장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6일째 단식농성을 진행했다. 과연 김 원내대표의 단식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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