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생각하는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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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희, 제주문화교육연구소 소장

결혼하기 전 “너도 자식 낳아 봐라 부모 마음 알거다”라는 엄마 말을 들어도 당시에는 그 말에 귀 기울지 않았다. 내가 아이를 키우며 가끔 엄마가 했던 그 말이 생각났다. 그때 엄마의 마음이 이랬겠구나하며 부모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사람들은 부모가 자녀를 돌보고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자녀들이 결혼할 때까지 부모의 보호 아래 함께 생활을 한다. 그러나 자식은 부모님의 보호를 간섭이라 하며 독립을 외친다.

부모의 마음은 자식 나이가 60이 넘어도 차조심하고 밥 잘 먹고 다니라고 한다. 내리 사랑이라고 했던가. 자식을 정성으로 키운다. 부모님이 나에게 해준 것은 당연히 여기면서 내가 부모님께 어떻게 했는가를 되돌아본다.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많은 것을 신기해하고 질문을 한다. 아이가 같은 질문을 반복해도 부모는 아이에게 귀 기울여주고 눈높이에 맞춰 즐거운 마음으로 대답을 해준다. 그러나 늙으신 부모님이 질문을 반복해오면 “아까도 물어봤잖아요”하며 핀잔은 주지 않았는지.

부모는 학교나 직장의 이유로 분가해서 생활하고 있는 자식에게 밥은 먹었는지 걱정하며 수시로 전화를 한다. 그러나 자식은 부모님이 지난밤에 잘 주무셨는지, 아픈 곳은 없었는지 궁금하지만 다음에 전화해야겠다고 하며 쉽게 지나친다.

5월은 많은 기념일이 있다. 어린이가 주인공이 되고, 부모님께 효도 하는 날, 성년이 됨을 축하하고, 스승께 감사하는 날을 지정하였다. 이와 같이 다양한 기념일에 사람들은 주인공에게 줄 사랑이라는 이름의 선물을 준비한다. 그래서 이달에는 경제적 지출이 많다.

어떤 이는 말한다. “매일 매일을 기념일로 알고 서로가 즐겁게 살면 되지 꼭 기념일에만 선물을 주고받아야 맛인가”하고. 그는 주말마다 촌에 계시는 90살이 된 어머니를 찾아뵙는다고 한다. 그것은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고 돌아가시고 나서 후회하지 않기 위함이란다.

사람들은 부모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뒤로 한 채 카네이션을 고르고 인터넷에서 많이 회자되는 선물을 준비한다. 물론 돈이 가장 좋은 선물이라는 설문 결과도 있다. 이러한 고민도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가능한 것이다.

나를 보면 함박웃음을 짓던 아버지가 살아계실 땐 멀리 산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했다. 전화라도 자주 할 걸,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니 못한 것만 생각이 나서 아프다.

부모님을 찾아뵙고 나오는 길. 동네 어귀까지 나와 잘가라고 손을 흔들며 자식의 그림자 끝자락을 한없이 바라보고 계시는 부모님. 길을 걷다 뒤돌아서 부모님께 손을 흔들면 어서가라고 손짓을 하신다.

생각을 해보니, 부모가 없으면 내가 어디서 나고, 배우자의 부모가 없으면 우리 자식들이 어떻게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퇴계 이황(李滉)은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것은 자(慈)이고 자녀가 부모를 잘 받드는 것이 효(孝)다”라고 하였다. 효도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부모님의 은혜를 알고 정성껏 모시는 것이다. 부모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5월에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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