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가해자가 대부분 가족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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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가 어버이날이다.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의 은혜에 가슴 깊이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노인학대와 존속범죄 관련 보도는 가정의 달을 맞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제주도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노인학대 사례는 2014년 69건, 2015년 72건, 2016년 81건 지난해 98건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참으로 서글프고 통탄할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가해자 대부분이 가족이라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아들과 딸, 며느리와 사위까지 포함하면 열 중 아홉 이상이 가족이라는 얘기다. 신체적 학대가 10건 중 4건, 정서적 학대는 3.6건 등으로 나타났다. 술만 먹으면 상습적으로 폭력을 일삼거나 사업자금을 안 준다고 연로한 부모에게 행패를 부리는 사례가 전해진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그저 참담할 따름이다.

게다가 노인학대는 그 성격상 외부 노출이 쉽지 않다는 게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학대와 버림을 받으면서도 가족에게 해가 될까 신고를 꺼려 쉬쉬하는 경우가 많은 거다. 곧 드러나지 않은 ‘서글픈 황혼’이 꽤 많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자식이 늙은 부모를 학대하는 세상이라니 참으로 우려스럽고 개탄할 일이다.

노인들은 오늘날 우리 사회를 있게 한 현대사의 증인이자 가족의 어른이다. 그야말로 보릿고개의 한복판을 헤치며 가족을 부양하고 제주 발전의 토대를 이룬 분들이다. 그럼에도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 노인학대의 그늘이 더욱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효(孝)’개념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음이다. 무릇 가정이 무너지는 사회가 온전할 리 없다.

연로한 부모에겐 모진 말 한마디도 가슴 아픈 상처로 남는다. 우선 가족적으론 노부모와의 유대관계를 회복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당국도 노인학대를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식해 이의 근절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나아가 일자리 창출을 통해 노인들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노인들은 우리의 부모님이자 미래 모습임을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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