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지사 선거 재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지난 14일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놓고 벌인 토론회에서 반대 측 주민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가운데 토론회에 참석했던 후보들은 논평을 내고 폭력 근절과 함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폭력은 용납 안 돼=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 캠프는 논평을 내고 “이번 사태는 제2공항 갈등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용납될 수 없고 누구도 다쳐선 안 된다”며 “갈등은 대화와 협의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는 “자기와 생각을 달리한다고 해서 출마자에게 테러를 가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정신을 심각하게 훼손 것이며, 행사 주최 측은 테러에 대비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도 “의견이 다를지라도 폭력으로 제압하려는 시도는 도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정당성을 상실할 수 있다”며 “민감한 사안과 관련된 토론회에서 후보들의 신변을 보호 못한 주최 측 책임도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녹색당 고은영 후보 캠프는 “비폭력 평화를 주장해온 녹색당은 이 사태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하지만 이 사건으로 제2공항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의소리는 사과문을 통해 “안전을 책임지지 못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제2공항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룬 만큼 안전에 신경을 썼어야 했다”며 “어떤 지적도 달게 받고,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폭행을 행사한 K씨가 부위원장으로 있는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는 15일 “지방선거 과정에서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며 “폭력사태는 앞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책위의 입장”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대책위는 “폭행한 가해 당사자는 마땅히 법과 원칙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이러한 사태가 제2공항의 무리한 사업추진 등으로 누적된 사회 갈등이 표출됐다는 점에서 도정과 국토부 역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 후보 “처벌 원치 않아”=14일 저녁 병원에 입원, 15일 오전 퇴원한 원 후보는 사회관계망(SNS)에 “가벼운 타박상으로 걱정할 만큼 다치지 않았다”며 “오히려 그 분이 자해로 많이 다쳤다고 들었다.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 했던 그 분의 마음을 헤아려본다”며 심경을 밝혔다.
원 후보는 이어 “제2공항은 도민의 숙원사업이자 이해와 관심이 큰 사안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서는 안 된다”며 “이번 일을 통해 제주도민의 마음을 다시 한 번 겸허히 받아들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원 후보 캠프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향후 이 사건과 관련해 그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해석하거나 선거에 활용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한다”며 “이 사건을 곡해하고 2차, 3차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시도들이 있지만 도민들의 합리적 판단과 이성을 갖고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