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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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개(犬)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이다. 야생동물 중 제일 먼저 가축화 돼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곁을 지키며 생사고락을 함께 하고 있다. 다른 동물과 달리 사람에 대한 의리도 남다르다. ‘견공(犬公)’이란 칭호가 따라붙는 이유다.

한데 아이러니한 건 개가 사람들 사이에서 둔하고 어리석은 존재로도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개를 이용한 비속어가 적잖다. 개소리, 개자식, 개판, 개지랄 등이 바로 그것이다. 모두가 어감이 상스럽고 듣기에 거북하다.

▲그중 개소리는 시끄럽고 소란스러워 세상을 혼탁하게 만든다.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지껄이는 당치 않은 헛소리이어서다. 원래의 어원은 말 그대로 ‘개의 소리’, 즉 개 짓는 소리였다. 하지만 낱말 앞에 붙이면 비속어가 되는 부정의 접두사 ‘개’의 특성에 따라 속된 표현으로 변했다.

주로 남의 의견이 이치에 맞지 않을 때 이를 무시하는 욕설로 쓰인다. 비슷한 낱말론 ‘개뿔’이 있다. 흔히 말도 안되는 말을 할 때 사용하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도 같은 뜻이다. 어불성설과 언어도단 등은 유사한 고사성어다.

▲우리 주변에 개소리가 넘쳐난다. 여기저기서 개소리를 늘어놓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정치판이 더욱 심하다. 왜 그럴까. 아마 대중들에게 자기의 주장을 강력하게 알리는 도구로서 개소리만큼 그 효과가 강력한 것이 없다고 여기는 탓일 게다.

허나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다. 자신들의 숨은 의도와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한 언어조작이기 때문이다. 미국 프린스턴대 철학과 명예교수인 해리 프랭크퍼트의 설명이다. 그는 2005년 출간된 저서 ‘개소리에 대하여’에서 “개소리의 본질은 ‘가짜’라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6·13 지방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전이 과열 양상이다. 정책과 비전 제시보다 후보 간 상호비방이 격화되고 있는 게다. 전국 곳곳서 흑색선전과 폭로전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그 과정서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려는 정치꾼들의 개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지역에 따라 물불 안 가리고 설쳐대는 개소리에 선거판이 개판이 돼가는 듯하다. 그야말로 ‘진흙탕 개싸움’이 따로 없다. 물론 일부의 사례다. 그렇다면 제주 선거판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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