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공간 이아 활성화 되지 않은 채 재밋섬 구매 시기상조
기금 활용 반대 예술가 거의 참석 안해 '반쪽자리' 설명회 지적
속보=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박경훈, 이하 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삼도동 소재 ‘재밋섬’ 매입과 관련 일부 예술인들이 반발(본지 5월 13일자 6면)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문화예술계·주민설명회를 개최했지만 검증되지 않은 문화공간 조성에 예술계·지역주민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오후 3시 예술공간이아에서 열린 문화예술계·주민설명회는 재밋섬을 매입해 리모델링 후 문턱 없는 문화예술복합공간 조성하기 위한 계획을 설명하고 예술계와 주민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마련됐다.
설명회에 참석한 고영림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장은 “건물 매입비로 재단 육성기금을 최종적으로 113억이나 활용할 예정인데 사업설명회 등의 과정 없이 비밀리에 진행됐다”며 “‘탑다운’ 방식으로 진행해 예술인들에게는 통보만 한 격”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날 주민들 대다수는 재단이 운영하는 예술공간 이아에 대해서도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데다 지역민과 연계한 문화공간으로서도 부족한데 여기에 또 재밋섬까지 매입해 제대로 운영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예술 공간 이아를 조성할 때도 수차례 설명회를 했지만 주민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재밋섬도 재단 기금이 투입되는데 운영 방식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술인은 “건물을 새로 조성하는 것보다 리모델링 비용이 더 많이 들 것”이라며 “예술공간 이아가 활성화 되지 않은 상태서 건물을 매입한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기존 재밋섬에 상주하며 어린이 전용 극장 ‘두근두근 시어터’를 운영하고 있는 관계자는 “예술인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취지지만 정작 저희는 쫓겨나는 신세로 모양새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재단육성기금을 활용하는데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예술인들도 거의 참석하지 않아 반쪽짜리 설명회가 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은 한 예술인은 “이미 결정난 사항에 대해 통보를 들으러 가는 격인데 굳이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재단은 재밋섬 건물 매입 및 설계 등 소요예산(추정치)에 제주문화예술재단 육성기금 113억을 사용한다. 5월 안에 리모델링 및 설계비용 적정성 용역을 완료할 예정이다. 17일 임시이사회를 거쳐 기금 활용한 건물 매입의 건을 의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