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과 재벌
노숙인과 재벌
  • 제주신보
  • 승인 201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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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1920년대 겨울.

미국 뉴욕의 길거리에서 한 맹인이 구걸을 하고 있었다.

목에는 “나는 맹인입니다”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이 노숙인의 깡통에는 돈이 없었다. 이곳을 지나던 한 시민이 팻말의 문장을 고쳐주었다.

“이제 곧 봄입니다. 그러나 나는 봄을 볼 수가 없습니다”로.

오래지 않아 깡통에는 지폐와 동전이 쌓이기 시작했다.

팻말의 문장을 고쳐준 이는 프랑스의 시인 앙드레 브르통(1896~1966)이라고 한다.

그는 1924년 초현실주의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자본주의로 대변되는 미국의 시애틀시가 노숙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에 특별세를 부과하기로 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애틀시의회는 최근 대기업을 대상으로 고용인 1인당 275달러의 인두세를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기준에 포함되는 기업은 매출이익 2000만달러 이상인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시애틀에 있는 전체 기업 가운데 3%에 해당한다고 한다.

시애틀시의회의 한 의원은 “우리 사회에는 죽어가는 시민들이 있다. 그들은 충분한 보호시설이나 저렴한 주택이 없어서 길거리에서 죽어가고 있다”며 노숙인의 애환을 호소했다.

시애틀시의 이러한 정책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시애틀의 간판기업인 스타벅스나 아마존 등이 부동산 월세나 주택가격을 부추겨 노숙인을 양산하는데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미국에 있는 한인들은 이러한 시애틀시의 노숙인 정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LA 한인 타운 한복판에 노숙인 쉼터가 들어선다는 언론 보도에 한인단체와 주민들이 아이들 교육상 좋지 않다며 최근에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인 것이다.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일종의 님비다.

이러한 한인들의 움직임에 대해 미국사회가 반발하고 있는 것.

여성 노숙인 쉼터 건립에 힘을 쏟고 있는 단체인 해시태그 쉬더즈(#Shedoes) 소속 회원들이 지난 14일 한인 타운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여성 노숙인은 당신의 엄마·딸처럼 안전할 자격이 없나”, “한인타운은 벌써 잊었나? 여성도 인간이라는 사실을” 등의 글귀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맞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님비 시위가 미국으로 수출된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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