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 띄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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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택. 전 탐라교육원장·일도2동주민자치위원장

살다 보면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다.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게 마련이고, 언덕이 있으면 평지가 있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존재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없다. 상대적인 것 같으면서도 떨어질 수 없는 인과율에 의한 관계. 이게 자연이 이치요 순리다.

그러나 사람들만은 이와는 딴판이다.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럼으로써 잠시 균형감각을 잃고 허둥대는 경우가 있다.

지난 겨울 폭설과 한파에 사람들은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러다 싱그러운 오월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너도나도 봄의 신명에 좋다고 야단들이다.

오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한다. 피천득 시인은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라고 노래했다.

이렇듯 오월은 만물이 소생하고 활동하기 좋은 계절인데, 우리 사회는 그와 반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 성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국민들은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 잔뜩 부푼 기대에 사로잡혔었다. 그러나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아우성이다.

정부는 지난 1년 간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소득 주도 성장론에 기반한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49%가 체감경기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반면 좋아졌다는 사람은 12%에 불과하다. 문제는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정부는 이런 사정을 외면한 채 오직 적폐청산에만 올인하고 있다. 마치 한풀이라도 하듯 과거 정부의 흠집을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요즘 남북 정상회담이 연일 관심을 끄는가 하면, 세계 각국의 시선이 한국으로 집중되고 있다. 북이 비핵화를 전제로 남북통일이 되는 것에 국민들은 호의적이다.

그러나 환경과 이데올로기가 다른데 쉽게 통일이 될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북한은 약속을 해 놓고 손바닥 뒤집듯 깨 버렸다. 4·27일 남북정상 회담을 앞두고도 북한의 사이버 공격 조직인 히든 코브라가 한국소비자원 등에 대규모 해킹 공격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전문가들도 지금까지 행태로 보아 남북통일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한마디씩 거들고 있다.

습관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같은 것을 반복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배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남북통일보다 더 심각한 것은 남남갈등이다.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 어른과 젊은이들로 나뉘어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마치 기름과 물처럼 합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갈등을 해소하는 일이 먼저다.

가화만사성이란 말이 있다.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나라 안이 서로 화목해야 안정되고 큰 목표에도 도달할 수가 있는 법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서로 불목하고 갈등하는 속에서는 통일이 된다 한들 더 불행스러운 일만 초래할는지도 모른다.

싱그러운 오월처럼 어서 빨리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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