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검거 결정적 증거는 ‘실오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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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신체·옷에서 용의자 옷 섬유조각 확인
지난 9년간 미세증거 증폭기술 크게 발전...분석에 도움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의 피의자 박모씨(49)가 경상북도 영주시에서 검거, 제주동부경찰서로 압송돼 들어오고 있다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의 용의자 박모씨(49)가 경상북도 영주시에서 검거, 제주동부경찰서로 압송돼 들어오고 있다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했던 보육교사 살해사건이 재수사 착수에서 용의자 검거까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피해자의 신체에서 발견된 2~3크기의 섬유조각 덕이었다.

9년 전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인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모씨(당시 27·)의 시신과 옷에서 작은 섬유조각들이 발견됐다.

재수사에 착수한 제주지방경찰청 장기미제수사팀은 해당 섬유조각을 미세증거 증폭 기술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용의자 박모씨(49)가 사건 당시 입고 있던 옷과 동일한 섬유임을 밝혀냈다.

미세증거 증폭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은 미세한 증거를 크게 확대해 형태나 재질을 확인, 동일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로 지난 9년간 관련 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이번 증거 분석에 큰 도움이 됐다.

특히 박씨가 당시 입었던 옷도 미세증거 증폭 기술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피해자가 입었던 옷과 동일한 섬유가 발견됐다.

김기현 제주경찰청 형사과장은 미세 섬유 증거는 DNA를 포함하는 모발과는 달라 이것만으로는 범행을 증명하기 어렵지만 피해자와 박씨가 서로 접촉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지난 16일 박씨를 검거할 당시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4개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에 대해서도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평소 박씨가 사용해 온 휴대전화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제주 보육교사 살해사건을 키워드로 수차례 뉴스를 검색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뉴스를 검색한 사실을 직접적인 증거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박씨가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는 것에 대한 반응을 보인 정황증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경찰은 사건 당시 피해자가 실종된 제주시 용담동의 CCTV 영상에서 당시 박씨가 운전하던 택시와 동일한 차종과 색상의 택시가 운행된 사실도 확인했다.

해당 CCTV의 화질이 좋지 않아 번호판 등을 확인하기 어려워 9년 전에는 증거로 사용되지 못했지만 경찰은 발전된 복원기술을 통해 보다 선명한 장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이 제시한 증거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과장은 박씨는 입으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증거물을 제시할 때마다 안절부절 못하거나 고개를 숙이는 등 인정 반응을 보이고 있다박씨가 9년 전 거짓말 탐지기 조사 당시 중요한 포인트마다 거짓말을 한 사실이 있는 만큼 POT(긴장절정) 검사와 뇌파반응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씨는 사건이 발생한 이듬해인 20109월 제주를 떠나 9년간 특정한 거주지 없이 경기도와 강원도 공사현장 등을 전전하며 생활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타인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의료 진료기록도 남기지 않는 등 자신의 신원을 철저히 감추고 생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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