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의 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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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의인(義人)은 정의(正義)를 위해 헌신한 사람을 말한다. 사전적으론 의로운 사람으로 정의(定義)된다. 여기서 ‘옳을 의(義)’자는 희생의 제물을 상징하는 ‘양 양(羊)’자에 ‘나 아(我)’자를 합성해 만든 글자다. ‘나를 희생해 남을 구하는 게 옳은 일이다’란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런 만큼 의(義)는 정의로움을 뜻한다. 유교 경전인 논어(論語)에 25회 나오며 바람직한 인간의 행동기준이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견리사의(見利思義), 견위수명(見危授命)이라 했다. 이로움을 보면 대의(大義)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치라는 것이다.

공자(孔子)는 “君子義以爲上(군자의이위상), 君子有勇而無義爲亂(군자유용이무의위란), 小人有勇而無義爲盜(소인유용이무의위도)”라고 충고했다. 풀이하면 “군자는 의를 으뜸으로 삼는다. 군자가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으면 반란을 일삼게 되고, 소인이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으면 도적이 된다”는 거다.

▲내가 먼저 희생하기에 ‘의’를 몸소 실천하는 의인이 되기는 쉽지 않다. 위기에 처한 이웃을 돕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남을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의인들이 적잖다. 갈수록 삭막해지는 세상이지만 빛과 소금역할을 하는 의인들이 있기에 우리사회는 아직 살만하다.

그것을 우리에게 일러주는 ‘상(賞)’이 있다. 2015년 시작된 ‘LG 의인상’이 바로 그것이다. 이 상은 지난 20일 타계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에 의해 제정됐다.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들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취지다.

첫 수상자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위반 차량에 치여 숨진 고(故) 정연승 특전사 상사다. 이후 지금까지 소방관·경찰관·고교생·크레인기사·군인 등 72명이 상을 받았다. 평소 구 회장이 정의롭고 따뜻한 세상을 꿈꿔왔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생활 속의 의인’으로 등극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KTX 열차 안에서 승무원에게 난동을 부리는 진상 승객을 제압한 사실이 지난 21일 SNS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화가 전해지면서 김 장관은 ‘부겸찡’이란 애칭까지 얻었다고 한다.

일부 상류·지도층 인사의 갑질로 연일 시끄러운 가운데 모처럼 들려오는 미담이 아닐 수 없다. 마음이 훈훈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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