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무비자 제도, 빈수레로 전락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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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선보인 ‘동남아 관광객 환승 무비자’ 제도가 영 신통치 않은 모양새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따른 대안으로 동남아시장 개척을 위해 내놓은 시책이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제주에서 최장 10일까지 체류할 수 있어 관광객 불편 개선과 함께 유치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9개월째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 꼴이다.

이로 볼 때 당국의 허술한 수용태세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전담여행사를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많은 여행사 중 동남아 관광객 입·출국을 관리할 팀 하나를 지정하지 못한다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거기에다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는 직항노선이 모자란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도 관광정책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반면 강원도의 경우는 단체관광객 무비자 환승제가 양양국제공항 활성화의 밑거름이 돼 우리와 대조를 띠고 있다. 지난 1월부터 4월 말까지 허용된 후 큰 성과를 거둬 다시 12월 말까지 연장됐다. 강원도는 그사이 신규 노선을 꾸준히 개설하며 관광시장 다변화를 이뤄냈다고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승객이 없어 ‘유령공항’으로 불렸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이런 제도를 도입했다면 철저한 준비를 통해 최대한 효과를 이끌어 내는 게 합당한 이치다. 그럼에도 부지하세월이다. 제주가 마지못해 그냥 스쳐가는 통로에 그치지 않도록 드러난 문제점을 속히 개선해야 한다. 현 단계에선 제주도정의 적극적인 노력만이 그 불씨를 살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환승시스템의 연착륙을 위해선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제주 직항로 개설 확대다. 이게 해결되지 않고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참에 관광업계와 도 당국이 머리를 맞대 외국인 관광객 수용 태세를 재점검하길 바란다. 동남아 관광객이 관심을 보이는 한류 상품 등 제주관광의 인프라를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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