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 ‘마늘 지킴이’ 활동을 반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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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농민은 농산물 수확 철엔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고 한다. 절도범들이 주민들 상당수가 고령이고, 방범 시스템마저 취약한 농촌 지역을 노리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도내 최대 마늘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 농민들은 마을 청년들의 방범 활동 덕분에 큰 걱정거리를 덜고 있다.

올해도 대정고을연합청년회(구억·보성·신평·안성·인성리)와 대정읍 서육개리연합청년회(무릉1·무릉2·영락·신도1·신도2·신도3리), 대정파출소 자율방범대 등이 ‘농산물 도난방지 특별방범대’를 최근에 발족했다. 이들은 마늘 수확이 끝나는 다음 달 말까지 마을 사정에 따라 매일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마늘 지킴이’로서 구석구석을 순찰할 예정이다. 동네 어르신을 위하는 노고가 느껴진다.

더욱이 이들의 활동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방범대를 구성하기 10년 전에는 차량을 이용해 밭에서 건조 중인 마늘을 싹쓸이하는 행위가 활개를 쳤다고 한다. 하지만 방범 활동 후에는 절도범들이 자취를 감추다시피하고 있다. 실례로 최근 3년간 이 지역에서 발생한 농산물 절도는 ‘미수’ 1건이 전부다. 이들의 예방 활동을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농산물 절도는 범인을 잡았다 해도 이미 훔친 것을 현금화해 피해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활동이 더욱 빛난다.

하지만 도내 전체적으로는 농산물 절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3년간 경찰에 접수된 피해사례만 110건에 달한다. 2015년 32건, 2016년 26건에 이어 지난해만 52건이 발생했다. 피해액이 크지 않아 신고하지 않는 것까지 합치면 그보다도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처럼 농산물 절도는 농촌 어느 곳이든 골칫거리다. 자신의 생업이 있는 마을 청년들이 대정지역처럼 발 벗고 나서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런 점을 주목해 지자체와 경찰은 고화질의 CCTV 보강 등 마을별 도난방지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농산물 절도는 사후 검거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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