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장묘문화와 무연분묘
제주의 장묘문화와 무연분묘
  • 제주신보
  • 승인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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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구본무 LG회장이 22일 경기도 곤지암 화담숲 인근에 영면했다. 국내 재벌 총수로는 처음 ‘수목장(樹木葬)’으로 장례를 치른 것이다.

평소 매장 위주의 장묘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고인의 뜻에 따라 유족들이 수목장을 택했다고 한다. 수목장은 화장한 유골을 나무 근처에 묻거나 뿌리는 친환경적 장례 방식으로 자연장이라고도 부른다. 1991년 스위스에서 가장 먼저 도입된 이후 지금은 독일, 영국, 뉴질랜드, 일본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나라의 장묘문화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유교 및 풍수지리 사상에 의해 매장 문화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2000년 전국 평균 33.7%에 불과하던 화장률이 2016년 82.7%에 이를 만큼 매장 위주의 장묘문화가 화장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제주지역 화장률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2016년 제주지역 화장률은 67.7%로 전국 평균에 크게 못 미치고 있으며 전국 지자체 중 꼴찌다.

▲제주의 전통적 장묘문화 중 화산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것이 산담이다.

오름·중산간 초지는 물론 농경지까지 묘(산)를 조성한 후 그 둘레를 돌담으로 쌓은 풍경은 어디를 가든 쉽게 볼 수 있다. 소·말 등 가축의 침입과 화전(火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산담을 둘렀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산담 무덤은 세계에서 제주가 유일하다고 한다.

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은 “제주의 산담은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영혼의 울타리이고, 제주인들의 생사관을 엿볼 수 있는 유적”이라며 산담들이 사라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전한다.

하지만 농경지마다 군데군데 설치돼 있는 산담으로 인한 비효율성도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관리되지 않는 무연분묘에 의한 폐해는 심각하다.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올해도 무연분묘 일제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고자나 관리자가 없어 10년 이상 장기간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무연분묘가 대상이다.

도내 농경지나 임야 등 사유 토지 내에 있는 무연분묘를 개장, 유골을 화장해 납골당에 봉안함으로써 토지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앞으로는 지적도상 묘지로 분할된 분묘지만 수십년 관리가 안 돼 환경미관을 해치는 분묘에 대한 대책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존할 것은 보존하되 방치되는 것은 정비해 주는 것이 올바른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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