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부영’ 지하통로 폐쇄가 최선인가
‘ICC-부영’ 지하통로 폐쇄가 최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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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관광단지에 들어선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제주)와 부영호텔(옛 앵커호텔)을 잇는 지하통로가 호텔 관계사에 의해 2년 가까이 폐쇄되고 있다. ICC와 부영호텔이 이 지하통로 소유권을 놓고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어서이다. 지하통로의 전체 면적은 520.05㎡(157.3평)로, 복도 221.13㎡에 지하상가 286.36㎡(상가 8곳)로 구성됐다. 이에 대한 1심 판결은 다음 달 8일 나올 예정이다.

경위야 어떻든 이들의 ‘땅속 길 싸움’은 도민사회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우선 양 시설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궂은 날씨에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하통로가 제격이지만, 이를 놔두고 힘들게 지상으로 다니고 있다. 이들이 멀쩡한 지하통로가 있는 데도 폐쇄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ICC와 부영호텔 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긍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웃도 돌아서면 원수’가 된다고 당초 기대했던 회의와 숙박시설의 시너지 효과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사실 사람이 오가는 ‘길’을 막는 것은 장삼이사(張三李四)들조차도 독한 마음을 먹어야 가능하다. 당장의 이익 등을 내세워 일을 벌였다가 소기의 목적 달성은커녕 주변으로부터 ‘고약한 사람’으로 낙인돼 손가락질받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수는 어떤 상황에서든 통행토록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이런 점은 ICC와 호텔 측도 눈여겨봐야 한다. 기업은 이익 추구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소통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에 각종 범법행위로 구속되는 대기업 총수들이 국민적 동정을 받지 못하는 것도 범죄의 중차대함과 함께 소통을 통한 이미지 관리에 소홀히 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1심 판결로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을 수도 있다. 패한 쪽에서 순순히 승복하지 않으면 지하통로 폐쇄는 더욱 장기전으로 돌입한다. 이는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일로, 도민적 저항마저 불러올 수도 있다. 양 측은 이제라도 막힌 통로를 트고 소통으로 상생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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