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 이해영 감독 "김주혁의 하림은 불꽃같은 캐릭터"
'독전' 이해영 감독 "김주혁의 하림은 불꽃같은 캐릭터"
  • 제주신보
  • 승인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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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에 출연한 고(故) 김주혁(오른쪽)
'독전'에 출연한 고(故) 김주혁(오른쪽)

올 상반기 국내 영화 중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 '독전'이 예상대로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순항을 예고했다.

'독전'은 아시아 최대 유령 마약 조직의 보스 '이 선생'을 잡기 위해 펼쳐지는 암투와 추격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로 지난 22일 개봉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 영화 이해영 감독은 "가장 주안점을 두고 많은 공을 들인 것은 캐릭터를 잘 만들어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독전'은 개봉 전부터 실제 폭약을 사용한 마약 공장 폭발 신과 캐릭터들의 파격적인 의상 등 화려한 비주얼이 화제가 됐다.

이 감독은 "스타일이나 미장센이 독전의 주요 홍보 포인트인 것이 사실이고 촬영할 때도 당연히 중요하게 생각했다"면서도 "그렇지만 저에게는 캐릭터가 우선이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무엇보다 캐릭터를 중요하게 생각한 이 감독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는 고() 김주혁이 연기한 '진하림'이었다고 한다.

이 감독은 "하림 캐릭터는 정말 불꽃 같은 캐릭터였다고 생각한다""개봉일 무대 인사가 끝나고 연기자들과 저녁을 먹으면서도 김주혁 선배가 처음으로 하림 분장을 하고 등장하던 순간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상했던 그 어떤 것을 훌쩍 뛰어넘어 깜짝 놀랄 정도의 압도감을 보여줬고, 우리는 모두 다 얼어붙었다""그 순간이 너무나 강렬했고 그 에너지가 하림이라는 캐릭터의 등장부터 퇴장 때까지 모두를 전율하게 했다"고 회고했다.

김주혁은 지난해 10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기 전 자신이 출연하는 분량의 촬영을 모두 끝마친 상태였다.

제작진은 그의 연기를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냈지만, 액션 장면에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후시녹음(post synchronization·촬영 영상을 보며 대사와 숨소리 등을 입히는 작업)은 다른 동료 연기자가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보통 의상 안에 무선 마이크를 차고 연기하는데 김주혁 선배는 속옷에 로브만 걸친 상태여서 마이크를 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최대한 김 선배가 연기한 소스 안에서 정말 작은 호흡까지 살리려고 했지만 부족한 숨소리는 분명히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 진하림이라는 캐릭터를 관객에게 충실히 보여주는 것이 배우에 대한 예의일지, 아니면 김주혁이 남긴 연기와 숨소리만으로 영화를 완성하는 것이 예의일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고민 끝에 부족한 부분은 동료 연기자가 채워 넣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마약 수사팀 맏형인 정일 역을 맡은 배우 서현우가 그 역할을 맡았다.

이 감독은 "김 선배 호흡 중 들숨은 있는데 날숨은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러면 서현우 배우가 김 선배의 들숨 소리를 듣고 이어서 날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영화에는 김 선배의 호흡과 서현우의 호흡이 섞여 있다. 동료 배우가 부족한 호흡을 채워 캐릭터의 입체성을 살려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주인공 '원호' 역을 맡은 배우 조진웅의 마약 흡입 연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극중 원호는 마약조직의 간부 '선창'을 속이기 위해 형사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코로 실제 마약을 흡입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조진웅은 마약을 흡입하기 직전까지만 연기할 예정이었으나, 배역에 몰입한 나머지 실제로 마약 대용으로 놓아둔 소금을 코로 빨아들이고 말았다.

이 감독은 "촬영하기 전 흡입하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열 번도 넘게 한 것 같다. 그런데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배우가 너무 몰입했다. 컷을 하려는 순간 확 들이켜서 미처 컷을 할 수 없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상태로 배우가 연기를 완주했고 그 장면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배우는 사실 같은 눈빛이나 표정이 만들어져서 만족스러워 하지만 저는 배우에게 미안하고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독전'과 완전히 작별할 때쯤에야 차기작에 대한 생각이 들 것 같다고.

그는 "'독전'을 하고 나니 도시적이고 화려하고 스케일이 큰 영화를 찍는 재미와 맛이 분명히 있는 것 같다""그런데 이런 영화를 또 하고 싶을지, 반대로 완전히 다른 느낌의 영화를 하고 싶을지는 독전이 머릿속에서 지워져야 느낌이 올 것 같다. 지금은 완전히 '독전' 생각으로만 차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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