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선거는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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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 사회2부장

‘6·13 지방선거’가 19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방선거는 대선과 달리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살림을 꾸리고 감시하는 일꾼을 뽑는다는 점에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과 같다.

그만큼 일반 시민들에게는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선거로 신중을 기해 ‘참 일꾼을’ 뽑아야 하는 선거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상대를 깎아내리고 음해하는 ‘네거티브(negative)’ 공방보다는 정책을 앞세우고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하며 표심을 얻는 선거가 돼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제주도지사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며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곳곳에서 선거법 위반 사례가 적발되는 등 불법·혼탁·과열 양상이 나타나면서 공명선거에 대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오죽했으면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가 지난 23일 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책은 오간 데 없고 비방과 폭로, 고소·고발이 난문하는 시정잡배의 뒷골목 같은 이번 도지사 선거판에는 발을 담글 수 없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을까.

도민들 사이에서도 신 전 도지사의 말마따나 과열·혼탁 양상을 보이는 이번 도지사 선거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강하다.

표면적으로 차분하게 치러지는 분위기인 도교육감, 도의원, 교육의원 선거와는 대조적으로 도지사 선거전은 여론조사 1, 2위를 달리는 후보 캠프 간 하루에도 수차례 상대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도지사 선거가 과열되면서 수사 대상에 오른 선거사범 대상도 도지사 선거 관련 인물이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제주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른 선거사범은 17건에 18명인 가운데 도지사 선거 관련 인물이 12건에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치 혐오와 불신을 심어주는 네거티브 선거가 판을 치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흑색선전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후보들은 명심해야 한다.

당선만을 위해 근거 없는 흑색선전으로 상대 후보를 비방할 경우 오히려 유권자들로부터 역풍을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실제로 201611월 실시된 미합중국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배한 이유 중 하나가 선거 운동의 대부분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네거티브 전략을 썼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지금까지 치러진 각종 선거를 보더라도 막판으로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네거티브 전략은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정치혐오와 불신을 야기시키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후보들은 지금이라도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상대를 공격하는 네거티브가 법적인 제재를 떠나 유권자들의 철저한 외면을 불러올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유권자들도 정책과 공약은 뒤로 하고 네거티브에만 몰두하는 후보를 가려내고 진정으로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

깨어있는 ‘민초(民草)’의 힘을 보여주는 선거가 4년 만에 돌아왔다.

도민들도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본 후 투표를 하고, 선거 후에도 당선자가 약속한 공약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이행되는지 지켜본 후 다음 선거에서 심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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