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찾아온 ‘책의 해’를 맞아 제주지역에서도 특별한 책과 관련한 박람회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바로 제주시 한림읍 소재 탐나라공화국이 25일부터 6월 말까지 37일간 ‘제주헌책페어’를 개최하는 것. 헌책을 활용했다는 점도 특별하다.
탐나라공화국은 도서관과 학교, 개인 소장도서들 대부분 폐기처분 되고 있고 디지털 공간에서 밀려나고 있는 수천만 권의 지식문화 자산이 사라지고 있는 점, 여기에 매일 탄생하는 새로운 창작 출판의 그늘에서 소외된 채 사라져가는 폐기도서에 주목했다.
지난달까지 모인 책은 총 7만 여 권. 한국은행과 화성시에서만 2만 여권이 경남 창원시, 충남 서산시, 서울 한성대와 숙명여대 등 지자체와 대학, 개인 방문객을 포함해 지난 4월부터 매일 제주로 헌책들이 배달됐다.
제주에서는 제주대를 비롯해 고산, 토산, 애월초등학교와 도서관, 자원봉사센터, 서귀포시교육청, 새마을문고와 일반주민 등이 참여했다.
1만 2000여 권이 빼곡하게 소장된 노자서원이 조성됐고, 숙박시설로 조성될 건물도 도서관과 미술관으로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수십만 권의 책이 제주의 품격을 높이는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수장규모는 30만권에서 최고 50만권 정도다. 야외 쉼터나 화장실에도 책장을 설치하는 등 장서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헌책페어에 입장하려면 헌책을 갖고 가야만 들어갈 수 있다. 책과 여권을 교환해 비자를 받고 입장할 수 있는 것. 헌책 5권이면 1년, 100권 이상이면 3년 여권을 발부해준다.
헌책페어 기간 동안 상설전시와 주말행사도 마련된다.
행사가 시작되는 첫 주는 ‘한중교류주간’으로 하고 중국 소주의 곤극악단이 제주를 방문해 공연하고 제주에 살고 있는 중국 유학생과 거류민 상상캠프, 헌책도서관 개관행사가 열린다. 하이라이트는 6월 23일이다. 지난해 충남 서산 수소와 제주 암소의 인공소중얼 통해 탄생한 송아지 100일 기념 축하행사가 열린다.
평일에는 주로 전시 관람과 도자체험, 독서, 강좌 등으로 구성된다.
문의 772-2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