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제주 관광, 바른 길을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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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병, 경제부장

지난 한 해 동안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1352만2632명이다.

제주도민을 제외한 국내 총 인구인 5112만명(주민등록인구 기준)을 단순히 적용해 보면 26.4%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재방문율을 감안해 재방문한 관광객을 제외해 분석해 보니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980만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국내 총 인구의 19.1%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국민 5명 중 1명가량이 제주를 한 번 이상 방문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은 불과 10년 사이 3배나 급증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수 있을까? 그리고 관광객 급증이 도민들에게는 좋은 일이기만 한 것일까?

한은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 둔화 요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4월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 증가했다. 연평균 10%대 이상씩 늘던 것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다.

한은 제주본부는 제주여행을 경험한 내국인들이 늘면서 제주여행 수요가 임계치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내국인 관광수요가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국내 여행객들의 제주 접근성도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실제 제주노선 항공기 탑승률이 90%를 웃돌고, 제주공항이 포화되면서 이착륙 지연상황이 당연한 일이 돼버렸다.

이처럼 내국인 관광객 수요요인은 약화되고, 제주 접근성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관광객 증가세 둔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 제주본부는 현재의 상황을 ‘임계치(臨界値)’라고 표현했다. 임계치는 ‘어떠한 물리현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계의 값’을 말한다.

제주 내국인 관광도 큰 변화의 시점이 왔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해야 하는 시기가 이미 도래한 셈이다.

한은 제주본부는 우선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주문했다. 제주지역 관광 관련 업체는 비교적 영세하고 유사 업종 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업체당 평균이익이 기타 서비스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다 평균 급여도 기타 서비스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영여건이 열악한 업체에 대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한편 과당경쟁이 심하게 발생하는 업종에 대해서는 진입장벽을 높이는 등 경영여건 개선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도민과 관광객 간의 상생모델을 구축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지역에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관광객 증가에 대한 도민들의 부정적 인식도 증가되고 있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 은 관광객 증가로 인해 기존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관광지화 되고 주거환경이 위협받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 제주지역 범죄 발생 건수, 쓰레기 발생량이 증가하고 교통정체가 심화되는 등 지역주민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반면 관광객 증가에 따른 효과는 체험하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민과 관광객 간에 상생모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과거 우리 국민들은 제주도 관광을 비행기 타고 가는 해외여행 같이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제주는 언제 어느 때나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됐다. 변화되는 시점에서 제주관광이 가야할 바른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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