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방역기관의 분리는 시대의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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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청정한 환경에서 사육된 돼지고기는 육지부는 물론 동남아, 일본, 러시아 등에도 주력 수출품목으로 추진되고 있다. 또한 한우송아지 생산기지화 사업 추진 등으로 축산업은 제주의 중요한 미래 산업의 한 분야로 적극 육성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축질병 통제를 위한 방역사업 분야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어 염려스럽다.

최근의 구제역이나 돼지콜레라와 같은 악성 가축전염병의 발생으로 인하여 해당 지역의 가축 살처분 및 이동 통제, 축산물 수출 중단으로 국내 축산업의 피해가 막대한 상황이다. 만일 이러한 전염병이 제주도에 유입될 경우 제주도 축산업 기반마저 붕괴될 것이 우려된다. 사람도 아닌 가축의 전염병이 발생하였는데 국무회의가 열릴 지경이니, 그러한 가축전염병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도내 관련기관인 제주도축산진흥원은 가축방역기관인 ‘가축위생시험소‘와 종축기관인 ‘축산개발사업소’가 1993년 12월 2일 통합되어 운영되고 있다. 1997년 설치된 산하 ‘청정종돈장’은 외국에서 수입한 1750마리의 우량한 형질의 돼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서 생산한 종돈들을 2003년부터 제주도 전역에 공급할 것이며, 나아가 수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가축전염병 원인균을 분리.배양.진단하는 방역부서와 육종.번식을 목표로 하는 종축부서가 같은 기관으로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부서 간 기능이 상충하거나 요원들의 상시 접촉으로 인하여 충분한 역할을 다 못 하는 것이 아닌가 염려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일 악성 가축전염병이라도 발생한다면 긴급가축방역활동에 제약을 받아 적극적인 방역에 어려움이 있고, 초동방역 실패 가능성이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제주도는 1999년 돼지전염병인 돈콜레라, 오제스키병 청정 지역임을 전 세계에 선포하였고, 2001년에는 지역단위로는 세계 최초로 구제역 청정 지역임을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승인받는 등 국제공인 가축전염병 청정 지역이다. 그러므로 다른 지방에서 반입되는 가축은 계류장에서 15일간 계류시키며 엄격한 검사를 실시한 후 농가 입식을 허용하고 있으며, 공항.항만에서는 입도객, 반입 차량 및 화물에 대하여 소독을 실시하는 등 제주도만의 독특한 국제검역 수준의 방역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편 국제자유도시 추진으로 말미암아 제주지역의 교역여건이 자유롭게 되면서 필연적으로 확대되는 인적.물적 교류가 축산 분야에서 볼 때는 가축질병 유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확대되는 부정적인 측면도 동반하고 있다. 또한 안전한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는 크게 증가할 것이며, 이러한 제반 상황들은 가축방역조직과 전문인력에 대한 시급한 보강을 요구한다.

이러한 가축방역상 위해요인을 제거하고 안전 축산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가축위생시험연구’기관을 축산진흥원으로부터 분리, 신설하여 종축부서와 공간적인 격리를 꾀하고 효율적인 가축전염병 방역대책 및 축산물 안전성 확보를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제주도가 악성 가축전염병 청정 지역으로 유지되어 온 것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자연 조건에 의하여, 어찌 보면 운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이제 전문방역기관 분리.독립에 의한 효율적인 방역활동을 행하지 않는다면 그 운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천혜의 조건과 적절한 질병방역시스템이 조화될 때 비로소 완벽한 가축전염병 청정 지역으로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며, 문제점이 도출되었을 때 적절한 대책을 세워 준비하지 않으면 뒤늦은 큰 후회로 남는 것을 우리는 익히 봐 오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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