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사고를 활성화하는 색
창의적인 사고를 활성화하는 색
  • 제주신보
  • 승인 201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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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생활 속에 넘치는 색의 작용을 의미있게 관찰하면 생동감 있는 일상을 재발견할 수 있다. 또한 색을 마음과 몸의 상태에 맞게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즐거움을 누리면 건강한 장수와 함께 삶은 윤택해진다.

‘단파장 색들(파란색, 보라색 등)이 부교감신경계를 자극한다’, 즉 차가운 색이 마음을 진정시킨다. 차가운 색은 혈압을 낮추고, 맥박을 늦추고, 호흡을 안정시킨다. 간질을 앓는 사람들이 파란색 렌즈를 이용하면 발작증상이 상당히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엷고 밝은 연한 색, 즉 담록색, 청록색, 복숭아색 등이 인지력, 또는 운동 능력을 섬세하고 원활하게 함으로써 긴장을 풀어준다는 사실도 확인되어 있다. 물론 분홍색처럼 따뜻한 색에 노출시켜도 긴장을 완화시켜준다. 이 분홍색을 교실 벽에 도색함으로써 지나치게 활동적인 아이들을 진정시키는 사례도 많다.

긴장이 풀린 이완상태가 창의성을 자극한다. 컴퓨터 배경화면 색이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배경화면을 파란색으로 설정한 후 작업할 때 간단한 문제는 더 잘 풀리고, 창의적인 사고가 활성화된다.

성인 참여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쪽은 지시사항이 빨간색 바탕, 다른 그룹은 파란색 바탕에 적힌 곳에서 레고블록을 가지고 놀게 했다. 이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을 한 시간 내에 만드는 것이다.

파란색 바탕에 적힌 지시사항을 읽은 참여자들의 아이디어가 더 창의적이고 모험적이였다. 빨간색 쪽은 더 실용적이고 보수적이였다. 자신의 업무 성격에 따라 화면 배경색을 결정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흰색 벽이나 차분한 색 가구로 정리된 사무실보다 풍부한 색으로 꾸며진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의 생산성이 더 높다는 사실도 이미 입증되었다. 흰색 사무실에서 장시간 일하는 직원은 쉽게 피로해져서 업무에 성과를 올리기 어렵다.

색은 관심을 끌고 행동을 자극한다. 9개국에서 실시한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전혀 흥미를 느낄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 응답했다. 소극적인 대답이 초록색 설문지 응답자 중에서 28%, 빨간색인 경우 19%, 파란색인 경우 47%, 검은색인 경우 43%이였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적극적인 대답은 빨간색 설문지 답변에서 도출되었다. 더욱 의미있는 결과는 설문 내용에 동의한 사람이 초록색 설문지 응답자에서 나타났다. 이것은 초록색이 설득력이 있는 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후각 역시 색의 영향을 받는다. 향 제품 제조자에게는 제품 또는 포장의 색은 대단히 중요하다. 소비자는 제품의 색이 짙을수록 향을 강하게 인식한다. 비누 혹은 샴푸 같은 제품은 특히 그렇다.

무의식에 강하다고 각인된 향은 어두운 색과 연결된다. 이와 상반되는 것으로 밝은 색 제품은 가벼운 향기를 연상시킨다. 색조, 색감, 채도 등이 후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합한 색을 선별하는 것은 까다롭고 중요하다.

포장 또는 제품의 색이 구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보통 치약도 색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세 가지 색소를 혼합하여 3중효과를 강조하는 것도 있다.

구매를 결정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지명도가 약한 제품일수록 색은 더 중요하다. 우리가 색을 인식하는 데는 0.1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디자인이나 정보를 확인하는 데는 긴 시간이 요구된다.

포장 색을 역설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즉, 제품이 팔리지 않게 하는 색을 찾을 필요도 있다. 담배와 전쟁을 치르려는 당국이라면 담뱃갑을 어두운 색으로 처리하고, 아무런 로고도 넣지 않을 수 있다.

색에 따라 제품의 질량, 크기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진다. 노란색과 빨간색 등 따뜻한 색은 부피가 커 보이게 하고, 파란색과 초록색 등 차가운 색은 작아 보이게 한다.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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