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4·3희생자유족회 일부 임원의 선거 운동 참여를 놓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오영훈 국회의원이 지난 8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같은 당 문대림 제주도지사후보의 4·3 공약 발표 기자회견 자리에서 발언한 내용에서 촉발됐다.
강 의원은 “원희룡 (도지사)후보는 국회의원할 때 한 번도 4·3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근래에 4·3 유족들이 뭐에 현혹됐는지 여기저기 왔다갔다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4·3영령들이 제대로 좌정할 수 있는 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 의원도 “일부 4·3 유족들이 원희룡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심히 유감스런 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완전한 4·3 해결을 약속함에도 무소속 후보에게 지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희룡 후보 측은 성명을 통해 “4·3의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파괴하고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선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원 후보를 돕는 4·3 유족들에 대한 오영훈 의원의 협박성 발언은 4·3 해결을 원만하게 이루어낼 만한 후보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을 저해하는 반민주적인 행태임을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4·3유족회는 9일 성명을 내고 강 의원과 오 의원의 발언에 유감을 표명하고, “정치권은 4·3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4·3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정파와도 협력하고 공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4·3유족회는 또 “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거쳐 지방선거에 중립할 것을 결의했다”며 “다만 개인의 자유에 의해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바른미래당 장성철 도지사 후보는 10일 성명을 내고 “4·3유족회 주요 임원들은 원희룡 후보 선거캠프에서 철수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강창일·오영훈 의원에 대해서도 도민과 4·3유족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