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정보사령부와 두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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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2012년 2월 개봉된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의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영국 정보부(MI6) 내 두더지(이중간첩)를 잡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스마일리는 동료 미키와 함께 두더지를 잡을 덫을 놓는다.

접선 장소인 안전가옥을 파악한 이 둘은 영국 정보부 지휘부에 두더지에 관한 정보를 알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면 영국 정보부의 지휘부에 있는 두더지는 이러한 정보를 소련의 접선책에게 알리기 위해 안전가옥에 올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 안전가옥에 잠입한 스마일리 앞에 나타난 이는 바로 테일러 빌 헤이든이었다.

그가 바로 동료를 사지로 내몬 두더지였던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 첩보부대인 국군정보사령부(이하 정보사)가 발칵 뒤집어졌다. 정보사 내 두더지가 체포됐기 때문이다.

정보사는 1990년에 3군의 첩보부대를 합친 우리나라 최고의 첩보부대다. 현장 요원들은 이웃나라에서 목숨 걸고 군 정보를 캐는 일에 앞장서왔다.

특히 북한과 인접한 곳에서 북한군의 동향이나 특이점 등을 파악해왔다. 또한 일부 현장 요원들은 제대 시 특채 형태로 국가정보원에 들어가 해외 또는 대북 담당 소속으로 군사 정보를 지속적으로 파악할 만큼 전형적인 정보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동료를 팔아먹는 두더지가 있었던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정보사 출신 황모씨(예비역 소령)와 홍모씨(예비역 소령)를 최근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2013년부터 지난 4월까지 정보사 공작팀장으로 있으면서 군사기밀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나중에 돈을 받고 유출할 목적이었다.

실제 황씨는 선배 공작팀장이었던 홍씨에게 돈을 받고 군사기밀을 넘겼다. 문제는 홍씨가 이 군사기밀을 수천만원을 받고 중국과 일본 정보 요원에게 팔았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 넘긴 군사정보에는 이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보 요원들의 신상 정보와 활동 내역, 구체적인 임무까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유출된 기밀을 넘겨받은 한국 주재 일본 외교관 1명은 본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 정보에 대해서는 모든 국가가 민감하며 법적 제재도 강하다.

이번 두더지 적발 작전에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은 정보사와 함께 제2의 두더지 적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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