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 선거에 부쳐서
6·13 지방 선거에 부쳐서
  • 제주신보
  • 승인 201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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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주, 수필가

6·13 지방 선거가 코앞에 다가왔다.

그동안 출마자들은 자신의 정책이나 정치 소신을 맘껏 토로하였고, 유권자는 유권자대로 나름의 생각과 판단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어쩌면 인물보다는 정당이나 지연, 혈연 등을 따지며 선택의 결단을 미리 내린 유권자들도 많을 것이다.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 수준’이란 말이 있다.

이전투구나 연예인의 쇼 같은 눈요기 정치에 속지 말고, 정치놀음에 하수인처럼 이용당하는 어리석은 유권자도 되지 말아야 한다. 남 따라 줄서는 철새가 아니라 저마다의 입장에서 출마자를 꼼꼼히 따지고 비판하는 정치 주역으로 나설 때 우리의 정치 수준도 높아진다.

지도자의 자질은 ‘겸허’와 ‘진실’이란 내용의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거기에 ‘능력’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지난 삶이 어떠했는지도 중요한 고려사항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오만하고, 교활하고, 탐욕적인 사람은 지위나 권력이 높아질수록 그 성향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당선되면 어떻게 하겠다는 공허한 약속이나 과거 변명 따위는 사실상 위장 전술에 불과할 수도 있다.

온 나라는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남북 화해의 가능성으로 평화 무드에 빠져있다. 그렇지만 북 핵 폐기나 체제보장, 체제를 아우르는 통일 모두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더 깊은 함정에 빠져들 수도 있다. 우리는 결국 경제에서 먹고 살 것을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실업 상황은 심각하고, 경제는 불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다. 거기다 세금이나 공적 부담은 거꾸로 늘어만 간다.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 평화 무드의 대가에 대한 경제적 부담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있다.

이런 불확실한 시대를 지혜롭게 헤쳐 나갈 적임자가 누구인지 유권자의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다. 4년간 지역과 주민을 위한 삶보다는 당리당략이나 사적 이익을 좇는 정책과 사업이 추진된다면 세금은 주민이 내고 재주는 곰이 부리는 허송세월이 되고 만다. 마지막 남은 이틀 동안 다시 한 번 꼼꼼히 따져 가리는 이성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이런 선택의 기로에 막스 베버가 적시한 정치인의 자질을 소개한다.

독일이 암울한 정치 상황이었던 1919년 막스 베버가 언급한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열정, 책임감, 균형적인 판단’이었다. 정치인의 역할과 자질을 간명하게 꿰뚫은 예리한 통찰이란 평이 따른다. 열정을 갖되 책임감 있는 열정이어야 한다는 것. 정치 행위의 결과에 무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다 합리성과 냉철함, 예지력 같은 요소가 함의된 균형적인 판단을 더했다. 이번 선거에도 견줘 볼 말이다. 어찌 보면 우리의 일상사에 적용해도 될 인성이나 자질이기도 하다.

정치는 결코 모든 사람에게 만족할 수는 없다. 최선은커녕 차선의 선택도 어렵다. 그러니 최악의 경우의 수는 피해야 한다. 그게 이틀 후로 다가오는 선거다. 기권이나 방관자적인 태도는 최악의 선거 결과를 떠안겠다는 최악의 선택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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