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일의 사연을 안다면…
투표일의 사연을 안다면…
  • 제주신보
  • 승인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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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어떻게 하면 많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 선거를 국가적 대사로 여기는 세계 주요 국가들의 고민이다. 그래서 선거일은 1주일 중 어느 요일을 특정하고 있다.

미국은 ‘슈퍼 화요일’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주요 선거를 화요일에 실시한다. 대통령선거도 ‘11월의 첫 월요일 다음에 오는 화요일’로 규정하고 있다. 1845년 연방의회에서 법령으로 정해졌다. 여기에는 시대적, 사회적, 종교적 배경이 반영돼 있다. 일요일은 기독교 안식일이기에 빠졌다. 월요일은 당시만 해도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라 이날 투표일로 하면 안식일인 일요일에 집을 나서야 한다. 목요일은 영국의 의회 선거 요일이란 이유로, 토요일은 장이 서는 지역이 많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영국은 목요일에 실시한다. 주급 급여일인 금요일의 전날이라,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관계로 맑은 정신으로 투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은 관례상 일요일에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직선거법상 모든 선거의 투표일은 수요일이다. 지난 17대 총선일(2004년 4월 15일)이 목요일이었던 것이 제18대 총선일(2008년 4월 9일)부터 수요일로 변경됐다. 제20대 총선은 2016년 4월 13일 수요일이었으며, 오는 6·13 지방선거일도 수요일이다. 예외도 있었다. 제19대 대선은 2017년 5월 9일 화요일에 치러졌다. 파면 등 궐위로 인한 대선의 경우는 요일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선거일을 수요일로 한 것은 투표율을 염두에 둬서다. 여기에는 주5일제 근무 실시도 반영됐다. 만약 월요일이나 금요일로 하면 주5일제로 주말과 연이어 쉴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화요일이나 목요일로 하면, 월요일이나 금요일 하루만 휴가를 내어도 ‘토, 일, 월, 화’‘목, 금, 토, 일’까지 4일간의 연휴를 보낼 수 있다. 설사 휴가를 내지 않더라도 징검다리 연휴가 된다. 그래서 주말과 가장 멀리 떨어진 수요일로 정한 것이다.

▲2014년 지방선거 때 처음 사전투표제를 전국 단위로 도입한 것도 투표율을 위해서다. 당시 사전투표율 11.49% 덕분에 최종 투표율은 56.8%로 역대 지방선거 중 2번째로 높았다. 지난 8~9일에 치러진 6·13 지방선거의 사전투표율은 20.14%로 집계됐다. 도입 취지에 부응한 셈이다. 그래도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것은 13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