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축제 예산, 통째로 깎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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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무형문화재를 재현하는 한마당 축제가 올해는 아예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도의회가 관련 예산 3억원을 몽땅 삭감한 탓에 행사 자체가 무산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치러진 축제가 보여주기 식 진행에 머물러 예산낭비를 초래했다는 게 그 이유다. 무형문화재 육성방안이 나와도 모자랄 판에 거꾸로 가는 형국이니 문화재행정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는 듯하다.

물론 내실을 기하지 못한 행사를 비판한 점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하지만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활동할 프로그램을 늘려야 할 마당에 이리 경솔하게 처리하는 게 놀라울 뿐이다. 축제 무산을 지켜보는 관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음을 유념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더 나은 축제 구상안을 제시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했었다.

부연하면 지난해 축제와 관련, 대책위원회라도 구성해 시민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등 축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형문화재라는 특성을 감안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지속성을 갖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로 볼 때 무형문화재 보존에 대한 당국의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납득이 안 간다.

제주의 전통문화는 절해고도의 척박한 풍토를 강인한 의지로 개척해온 제주인의 정신과 지혜가 담겨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그중 무형문화재는 다른 어느 지방보다 그 특이성이 잘 보존돼 있다. 국가 지정 5건과 도 지정 21건 등 모두 26건이 등록돼 있다. 그러나 현대화의 파고에 밀려 소멸되면서 기능보유자 또한 몇 안 된다고 한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무릇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은 그 자체부터 아름답다고 한다. 도 당국은 이제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문화를 축제의 장을 통해서라도 시연과 체험의 형태로 도민들에게 알리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명인과 명장을 찾아내 기록화와 함께 보호·육성하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전통문화가 살아 숨쉴 때 미래의 제주인 또한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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