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과 아름다운 동행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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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불외부운차망안 지연신재최고층(不畏浮雲遮望眼 只緣身在最高層·뜬구름이 시야를 가려도 두렵지 않은 것은 내 몸이 가장 높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당·송시대의 뛰어난 여덟 문장가(당송팔대가)로 꼽히는 왕안석의 시 ‘등비래봉(登飛來峰)’의 한 구절이다. 이 명구(詩句)는 ‘높은 기상과 안목으로 앞날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자주 인용된다.

▲중국 송나라의 재상 왕안석은 개혁 정치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피폐해진 나라의 재정을 확대하고 갈수록 궁핍해가는 백성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부국강병 및 농민과 중소 상인 보호를 위한 수많은 변법(變法) 개혁을 시행했다.

하지만 그의 개혁은 기득권 세력의 완강한 저항, 인재 기용의 난맥상, 독선과 오만 등으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로 인해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엇갈린다.

레닌은 ‘역사상 최고의 개혁가’로 손꼽았으나 세종대왕은 ‘재주는 많지만 소인’이라고 평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6·1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4년 전 무풍지대에 개선장군처럼 입성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초반 열세를 뒤집고 역전에 성공했다.

원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 탈당 및 바른정당 입당, 그 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으로 통합하자 “개혁정치 실현이 어렵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라는 고육지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잇따른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따른 문재인 대통령의 압도적 지지율은 원 지사에게 어려운 싸움을 예고했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은 지난 4년의 시행착오를 반성하는 원 지사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준 것이다.

▲필자가 원 지사의 재선을 축하하며 왕안석을 언급한 이유는 지난 4년의 과오를 왕안석의 실패 원인에서 찾길 바라기 때문이다.

원 지사는 4년 전 ‘제주판 3김 시대의 종식’, ‘비정상의 정상화’, ‘협치’ 등 개혁의 기치를 내걸었으나 임기 초반 인재 등용의 실패, 중앙정치에 대한 집착, 포용의 덧셈정치보다 자만과 오만으로 비쳐질 수 있는 뺄셈의 정치 등으로 도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앞으로 4년, 원 지사가 도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도민들과 동고동락하며 생활정치를 펼치는 것이다. 위대한 제주의 꿈도 도민들과 동행할 때만 실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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