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당선인들, 표심 제대로 받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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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 기간 성찰·회고 기회…승리에 도취해선 곤란
역량 발휘해 제주 현안 해결해야…도민들도 깨어있어야

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개표 결과 제주 민심은 인물론을 내세워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며 표심을 파고든 무소속 원희룡 후보에게 제주도정을 맡겼다. 제주 교육의 백년대계를 설계할 교육감과 지방 살림살이를 감시하고 견제할 도의원과 교육의원, 비례대표 도의원들도 숨이 막히는 접전 끝에 탄생했다.

먼저 온갖 악전고투 끝에 승리의 영광을 차지한 당선인들에게 온 도민과 함께 뜨거운 박수와 축하를 보낸다. 그리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 패배의 고배를 마신 이들에게도 진정으로 위로의 뜻을 전한다.

민심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 북핵 문제를 둘러싼 초대형 이슈가 등장한 상황에서 현 정권 지지냐 견제냐를 뛰어넘어 제주호의 선장으로 무소속이지만 경험 있는 인물을 선택했다. 지방정부의 역할과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유권자의 의식도 달라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많은 도민은 당선인들에게 거창한 사업보다는 자신들의 생업 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농민들은 물류비 부담으로 삶의 어깨가 점점 무겁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제주 실정에 맞는 제주형 경제정책을 펼쳐주길 바라고 있다. 학부모들은 안전한 학교 통학로를 원하고 있으며,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기대하고 있다. 당선인들도 선거운동 내내 많이 들었을 민심의 소리다. 마음에 새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뛰어야 한다.

이번 선거는 득표 결과가 말해주듯 누구도 일방적인 승리를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당선의 달콤함에 도취하는 것은 민심을 욕보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당선인 누구나 유권자들의 지지가 과거 같지 않았음을 몸소 느꼈을 것이다.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제주도의 난국을 책임지고 헤쳐가라는 도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물론 당선인들에게도 선거운동 기간은 성찰하고 회고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더욱이 원희룡 당선인은 유권자들로부터 도지사로서 재임 동안 소통이 부족했다는 등의 쓴소리를 귀가 닳도록 들었다. 실제로 그는 “문제나 해결방법을 앞세우다 보니 의견 수렴이나 설명이 부족한 상태에서 정책이 추진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설거지는 4년으로 충분하다. 이제는 제대로 밥상을 차려야 한다.

지금 제주는 제2공항 건설, 예래휴양단지 중단, 오라단지 등 대형 사업과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쓰레기 문제 등 현안이 수두룩하다. 모두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 연결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 미세먼지, 제주의 미래 먹거리 등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도전들도 산적해 있다. 당선인들이 그간의 쌓은 역량과 신사고를 펼쳐 보일 때다.

도민화합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돌이켜보면 6·13 선거전은 그 어느 때보다 볼썽사나운 이전투구(泥田鬪狗)로 진행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 후보에 대한 검증을 빙자한 각종 의혹 제기와 폭로가 이어지고, 고소와 고발이 잇따랐다. 이렇게 네거티브 공방전이 치열하다 보니 도민들 사이에서 선거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따질 것은 따지고, 물을 것은 물어야 하지만, 도민사회의 깊은 상처로 남지 않도록 통합하고 봉합하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도민들도 자신의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눈을 부릅떠야 한다. 당선인들은 인사권, 예산집행권, 예산의결권, 인허가권, 단속권 등 상당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 이 같은 권한을 누구를 위해 쓰는지, 공약은 제대로 이행하는지, 내가 낸 세금은 아끼고 유용하게 쓰는지 등에 시선을 집중해야 한다. 각자가 깨어 있어야 제주호가 순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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