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정당 대결보다 ‘원희룡 바람’이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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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론 기반에 민주당 내홍도 반사이익...정치적 입지 강화

6·13 지방선거에서 제주는 원희룡 바람이 거셌다.

전국적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었지만 제주는 예외였다.

제주도민당을 내세운 무소속 원희룡 후보는 인물론에 기반한 30%대의 콘크리트 지지층, ‘미워도 한 번 더기회를 주자는 지역 정서, 경선 이후 내홍을 겪은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표까지 묶어내며 14일 새벽 1시 현재 52.3%의 득표율을 기록, 사실상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는 4년 전 59.97%의 득표율로 민선 이후 최고 득표율에 미치지 못했지만 당초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원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입지도 강화, 중앙정치권에서의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대권의 꿈을 키워온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 보수 성향의 원 후보가 앞으로 정계 개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희룡 당선의 원동력

원 후보의 당선은 제주가 커지는 꿈을 슬로건으로 내건 인물론에 기반하고 있다.

또 지난 4년간 민선 6기 제주도정을 운영하면서 소통 부재와 각종 설익은 정책으로 논란을 초래했지만 행정능력을 검증받았다. 또 민선 5기 성장 위주 정책과 난개발 문제 등 부작용 해결에 노력한 점도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구태 정치와의 결별 선언과 과거 이권을 독식했던 적폐세력 청산을 전면에 내세워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선거 구도에서도 총 5명이 출마해 ‘14로 시작됐지만 보수 성향의 원 후보가 무소속이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지지층을 사실상 흡수하면서 민주당 문대림 후보와 양강체제를 구축했고, 민주당 지지층도 상당수 규합해 유리한 국면을 조성했다.

이런 가운데 상대인 문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핫라인을 내걸고 힘있는 여당 도지사론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문 후보는 유리의성 지분 소유와 송악산 부동산 투기, 골프장 명예회원 혜택 의혹 등 도덕성 검증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원 당선인은 그러나 네거티브 공방 가열로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선거전에 일부 전·현직 공무원과 단체를 중심으로 한 관권선거 논란에 휩싸이는 상황에 처했다.

반면 민주당의 경우 제주에서 국회의원 3명이 전 선거구에서 자리를 꿰차고 있는데다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참패,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여론조사로 본 선거 흐름

원 후보는 제주보와 제주MBC, 제주CBS 등 제주지역 언론 3사가 지난 211일과 12일 실시한 1차 여론조사(본지 215일 자)부터 현직 프리미엄에 힘입어 30.2%의 지지율로 1위로 출발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경선 직후 실시한 2차 여론조사(본지 418일 자)에서는 원 후보(29.4%)가 문 후보(42.4%)에 뒤지며 2위로 내려앉았다.

원 후보는 3차 공동 여론조사(본지 522일 자)에서 41.9%로 선두를 탈환, 기사회생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데다 제2공항 토론회 당시 피습사건과 문 후보의 골프장 명예회원권 논란에서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원 후보는 결국 4차 여론조사(본지 68일 자)에서 43.4%의 지지율로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대세론을 굳혔다.

문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김우남 전 최고위원이 선거 막판인 지난 7일 합류하고 중앙당의 지원 유세로 반전을 노렸지만 재역전에 성공하지 못했다.

한편 그동안 7차례 도지사선거(재선거 포함) 결과 당선자는 당시 여당과 무소속에서 각각 3, 야당에서 1회 배출됐다. 정당별로는 무소속이 3명으로 가장 많았고, 현재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전신이 각각 2명이었다.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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