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그리고 실업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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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성장과 일자리의 중요성이 강조될 때면 ‘취업계수’가 인용되곤 한다. GDP(국내총생산) 10억원을 생산할 때 필요한 취업자 수를 지칭한다. 어떤 분야의 고용창출력이 좋은지 비교해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그간 생산기술 발달로 취업계수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1990년 43명에서 1997년엔 30명으로 내려갔다. 2009년 20명으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해에는 역대 가장 낮은 17명이 됐다.

취업계수의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건 보통 걱정거리가 아니다. 자동화, 로봇화가 그만큼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통계분석은 진화하는데 정작 일자리는 그를 따르지 못하는 것도 고도 산업사회의 역설적 현실이다.

▲김영하의 소설 ‘퀴즈쇼’를 보면 주인공 청년백수가 이렇게 신세 한탄을 한다.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많이 공부하고 토익점수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자막 없이도 할리우드 액션영화를 볼 수 있고 타이핑도 분당 삼백타는 우습다…우리 부모세대는 그중 단 하나만 잘해도 평생 먹고살 수 있었는데 왜 우리는 실업자인 거야?”

이 물음에 ‘다 잘될 거야’라며 청년들을 다독일 수 있는 기성세대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얼마 전 유력 경제연구원이 내놓은 ‘한국 청년의 실태 조사‘ 내용도 맥을 같이 한다. 청년이 ‘5대 절벽’ 끝에 서 있다는 게 요지다. △취직이 힘들고 창업해도 살아남기 어려워 일자리에서 소외돼 있고 △부채는 늘어만 간다 △돈 벌 거리가 없어 가난하고 △쥐어짜기 절약이 일상사가 됐다 △그러니 늘 피곤하다.

▲이로 볼 때 청년백수 입장에서는 각자도생·무한경쟁 시대가 도래했다. 그래선가 고용상황 악화 여파로 최근 실업급여 지급액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엊그제 고용노동부 발표를 보면 지난 5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6083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월 대비 31%(1436억원) 늘었다. 지난 3월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두달 만에 6000억원을 넘은 것이다.

실업급여 지급액이 치솟은 데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크다고 한다. 세밀하지 못한 정책 탓에 고통받는 근로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묘수를 찾아야 한다.

청년 취업률도 엄연히 국가 간 경쟁인 시대다. 어떤 복지를 얘기한들 일자리보다 나은 복지는 없다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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